스위스, '말레이 총리 비자금' 연루' 英은행에 75억원 벌금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스위스 금융당국이 말레이시아 국영투자기업 1MDB의 비자금 스캔들에 연루된 영국계 자산관리 은행 쿠츠앤코(Coutts&Co)에 거액의 벌금을 부과했다.
3일 말레이시아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스위스 금융감독청(Finma)은 전날 성명을 통해 스코틀랜드의 로열뱅크(RBS) 자회사인 쿠츠앤코에 650만 스위스 프랑(74억9천만 원)의 벌금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스위스 금융감독청은 이 은행이 1MDB와 관련된 24억 달러(2조7천억 원) 상당의 자금을 취급하면서 돈세탁 방지규정을 심각하게 위반했다면서, 이 과정에서 발생한 부당이득을 전액 환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쿠츠앤코는 2009년부터 2013년 사이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말레이시아인 사업가가 개설한 계좌에 출처가 불분명한 자금이 유입된 것을 알고도 확인 의무를 소홀히 한 것으로 조사됐다.
말레이시아 현지에서는 해당 사업가가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의 측근으로 알려진 금융업자 조 로우일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앞서 미국 법무부는 작년 7월 1MDB에서 빼돌린 자금으로 조성된 10억 달러 규모의 미국내 자산에 대한 압류절차를 개시하면서, 나집 총리의 의붓아들 리자 아지즈와 조 로우를 주범으로 지목했다.
나집 총리는 이와 관련한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1MDB 스캔들과 관련한 국제 공동수사에 동참해 온 스위스 금융감독청은 작년 5월 돈세탁에 연루된 BSI(방카 델라 스비체라 이탈리아나)의 강제 폐업을 결정하고, 쿠츠앤코 등에 대한 조사를 진행해 왔다.
쿠츠앤코는 작년 12월에도 싱가포르 중앙은행 격인 통화청(MAS)으로부터 1MDB와 관련한 돈세탁 방지 규정 위반으로 240만 싱가포르달러(약 19억5천만 원)의 벌금이 부과된 바 있다.
hwangc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