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임명 EU주재대사 거부한다" 유럽의회, 노골적 반감
주요정당 대표들, 유력 거론 맬럭 '임명승인' 거부 촉구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유럽의회가 유럽연합(EU)에 대한 반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유력 EU 주재 미국대사 후보에 대한 거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유럽의회 주요 정당 대표들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EU 주재 대사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테드 맬럭 영국 레딩대 교수가 EU에 적대적이고 악의적이라며 일제히 반대하고 나섰다.
유럽의회 내 최다 의석을 점유하고 있는 중도우파 유럽국민당(EPP)과 사회민주당, 자유당 대표는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과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에게 서한을 보내 맬럭의 임명을 거부할 것을 촉구했다.
각국의 EU대사 후보는 EU 회원국과 대외관계청(EEAS), 집행위원회, 정상회의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맬럭은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를 강력히 지지한 인물로, 최근 영국 BBC방송 인터뷰에서는 "유로화는 이미 사망선고를 받았고, 유로존은 사실상 1년 아니면 1년 반 내에 붕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EU 주재 대사직을 하고 싶은 이유에 대해 "과거 소련 붕괴를 돕는 외교 직책을 맡은 적이 있다. 아마 길들일 필요가 있는 또 하나의 연합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하기도 했다.
만프레트 베버 EPP 대표와 기 베르호프스타트 자유당 대표는 서한에서 "지난 몇 주간 맬럭은 공개적으로 EU를 폄하하는 발언을 이어왔다"면서 "이는 EU를 규정하는 가치들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적의를 드러낸 것"이라고 밝혔다.
두 사람은 "EU에 지장을 주고 해체하려는 목표를 가진 인물이 EU에 공식적으로 파견돼서는 안된다"면서 맬럭의 신임장을 승인하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아니 피텔라 유럽의회 사회민주당 대표도 서한에서 맬럭의 발언은 "충격적"이라면서 그를 '외교상 기피인물'(Persona Non Grata)로 선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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