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정부, 러시아 크림병합 반대입장 확인…"제재 철회 안해"
헤일리 유엔주재 美대사, 유엔 첫 연설…"러 공격적 행동 규탄"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가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을 비난하면서 대(對)러시아 제재를 철회할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2일(현지시간) AP· AFP통신 등에 따르면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데뷔 연설'에서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우크라이나에 돌려주지 않으면 러시아 제재를 풀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헤일리 대사는 "(유엔 안보리에서 하는) 첫 번째 연설에서 러시아의 공격적인 행동을 비난해야 하는 점은 불행"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와 더 나은 관계를 원하지만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발생한 끔찍한 상황을 볼 때 러시아 행동에 분명하고 강한 규탄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선 정부군과 친(親)러시아 분리주의 반군 간 교전이 이어져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헤일리 대사는 미국이 "러시아의 크림반도 장악을 즉각 끝내라고 계속 요구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의 일부인 크림반도의 통제권을 우크라이나에 돌려줄 때까지 러시아 제재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헤일리 대사의 유엔 첫 연설은 트럼프 정부가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보다 친러시아 성향을 띤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내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 인터뷰에선 러시아 제재 해제를 핵 군축 협상과 연계해 협상 테이블에 올릴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고 취임 이후에도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한 대러 제재에 대해 딱 부러지는 발언을 하지 않았다.
미 정부는 이날 미국 기업과 러시아연방보안국(FSB) 간의 특정 거래를 허용하는 조처를 하면서 사실상 제재를 일부 완화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러시아 제재완화 논란에 "아무것도 완화하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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