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경상수지 흑자 987억달러…올해는 크게 줄 듯(종합)

입력 2017-02-03 10:43
수정 2017-02-03 11:18
작년 경상수지 흑자 987억달러…올해는 크게 줄 듯(종합)

향후 국제유가 상승·미국 보호무역주의가 흑자 제약 요인

작년 서비스수지 적자 사상 최대…운송수지, 20년 만에 적자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한국이 작년에 1천억 달러에 가까운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경상수지 중 서비스 수지의 적자는 사상 최대치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3일 발표한 '2016년 국제수지'를 보면 지난해 상품, 서비스 등을 포함한 경상수지 흑자는 모두 986억8천만 달러(잠정치)로 집계됐다.

이는 2015년 1천59억4천만 달러에 이어 사상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는 2012년 508억4천만 달러로 500억달러를 돌파했고 2013년 811억5천만 달러, 2014년 843억7천만 달러로 꾸준히 늘었다.

작년 12월 경상수지 흑자는 78억7천만 달러로 잠정 집계됐다. 2012년 3월부터 58개월 연속 흑자를 내면서 최장 흑자 기록을 다시 썼다.



경상수지 흑자를 이끈 것은 상품수지다.

지난해 상품수지 흑자는 1천204억5천만 달러로 전년(1천222억7천만 달러)보다 18억2천만 달러 줄었지만, 2년 연속 1천2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005930]의 갤럭시노트7 생산 중단 등의 악재에도 나름대로 선방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교역조건 개선도 상품수지 흑자에 기여했다.

중동산 원유 가격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의 배럴당 가격은 지난해 평균 41.41달러로 전년보다 약 10달러 떨어졌다.

정규일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브리핑에서 "지난해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흑자 증가 효과를 80억 달러에서 86억 달러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상품 수출은 5천117억8천만 달러로 2015년보다 5.7% 줄었고 수입은 3천913억3천만 달러로 7.0% 감소했다.

지난해 서비스수지는 176억1천만 달러 적자를 냈다.

적자 규모가 2015년 149억2천만 달러에 이어 2년 연속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작년에 여행수지 적자는 94억3천만 달러이고 운송수지는 6억3천만 달러 적자로 나타났다.

운송수지는 세계적인 업황 부진에다 한진해운[117930] 사태의 영향으로 1996년 이후 20년 만에 적자를 봤다.

건설수지 흑자는 86억9천만 달러다.

해외건설 부진의 영향으로 2007년(78억7천만 달러) 이후 9년 만에 최소를 기록했다.



급료·임금과 배당, 이자 등 투자소득을 가리키는 본원소득수지는 지난해 14억6천만 달러 흑자로 파악됐다.

해외에 거주하는 교포의 국내 송금 등 대가 없이 주고받는 거래 차액을 가리키는 이전소득수지는 56억2천만 달러 적자가 났다.

막대한 경상수지 흑자는 외환 건전성에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볼수 있다.

그러나 올해는 흑자 폭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한은의 올해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는 810억 달러다.

국제유가가 뚜렷하게 오름세를 보이고 있고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2일(현지시간) 거래된 두바이유 현물 가격은 배럴당 54.94달러로 1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부는 미국산 원자재 수입 확대 등으로 경상수지 흑자를 줄이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트럼프 미국 신정부가 한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개연성에 대비하는 차원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는 약 7%로 추정된다.

지난해 자본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의 순자산(자산에서 부채를 뺀 것)은 1천3억9천만 달러 늘었다.

직접투자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272억7천만 달러 늘었고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108억3천만 달러 증가했다.

주식, 채권 등 증권투자의 경우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630억4천만 달러 늘면서 사상 최대로 집계됐다.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는 33억 달러 줄면서 2년 연속 순유출을 기록했다.

특히 외국인의 국내투자 가운데 채권투자(부채성증권)는 작년 한해 162억6천만 달러나 줄었다.

지난해 미국의 금리 인상 등으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외국인의 투자 심리가 위축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noj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