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꿈틀'…올들어 금펀드 6% 상승
트럼프 "달러 강세 지나치다"…弱달러 금값 상승 부추겨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기자 = 미국 달러화 강세가 주춤하자 금값이 꿈틀거리고 있다. 올해 들어 한때 6% 가까이 오르기도 했다. 특히 금에 투자하는 펀드 수익률은 최근 1개월간 6%를 넘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환율전쟁' 선전포고와 미국의 점진적인 금리인상 기조의 영향으로 당분간 금값 상승은 지속할 전망이다.
이는 미국 경제회복으로 달러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에 달러 매수를 위해 몰려들던 자금이 달러강세가 완화하는 조짐을 보이자 금세 금에 집중되고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3일 한국거래소와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말 국제 금값은 온스당 1,200.50달러로 한 달 만에 4.5% 올랐다. 지난달 23일에는 1,216.80달러까지 치솟아 상승 폭이 5.9%에 달했다.
올들어 이 같은 금값 오름세는 달러 강세 현상이 약해진 덕분이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금과 달러는 모두 안전자산으로 간주된다.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 금이 대체 수단이 된다.
주요 6개국 대비 달러 강세 정도를 보여주는 달러지수는 지난달 30일 100.430으로 한 달 만에 1.7% 하락한 상태다.
미국 중앙은행이 올해 몇 차례 더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에 금 가격은 지난해 줄곧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해 7월 1,362달러 수준을 보이던 금값은 12월 1,133달러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후 "달러화 강세 현상이 지나치다"고 발언한 이후 상황이 급변했다. 달러가 강세를 지속하지 못하고 약세로 돌아섰다.
올해 미국 경기 개선으로 물가가 오를 것이라는 예상도 금값 상승에 일조했다. 물가가 오르면 현금의 구매력이 떨어지는 만큼 금의 가치는 더 올라가게 된다.
금값 상승으로 금 펀드는 올해 들어 수익률이 플러스(+)로 돌아섰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금펀드의 한 달간 수익률은 6.41%에 달했다.
지난 3개월 수익률은 -4.96%, 6개월 수익률은 -15.03%로 매우 저조했다.
달러가 약(弱)달러 현상을 보이면 금값 상승을 더 부추길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일본, 독일 등이 환율조작을 했다며 환율전쟁의 포문을 열자 달러화 가치는 출렁이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점진적인 금리 인상 기조를 보인 것도 달러 강세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연준은 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향후 금리 인상 시기와 관련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임동민 교보증권[030610] 연구원은 "미국의 달러화 강세 부담과 중국, 일본, 독일 등 교역 상대국이 환율 문제에 개입했다는 미국의 시각은 국제 금융시장의 달러화 강세를 약화해 달러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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