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러시아 반발 우려 우크라와 MD 협상 연기"

입력 2017-02-02 17:20
"나토, 러시아 반발 우려 우크라와 MD 협상 연기"

WSJ, 나토 소식통 인용 보도…우크라 대통령 "나토 가입 국민투표 실시"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러시아의 반발을 우려해 유럽 미사일방어(MD) 시스템 운용에 관한 우크라이나와의 협상을 연기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나토는 이란 등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루마니아에 배치한 유럽 MD 시스템 운용과 관련한 주변국과의 조율 목적으로 우크라이나와 협상을 할 계획이었다.

특히 루마니아 MD 기지에서 발사된 요격 미사일이 고장을 일으켜 우크라이나 영토에 떨어지거나 미사일 파편이 해당 지역에 낙하할 경우 등에 대비한 행동계획을 논의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나토 지도부는 우크라이나와의 MD 운용 논의가 이 문제에 민감한 러시아의 부정적 반응을 초래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협상을 추후로 미뤘다고 나토 소식통은 전했다.

이같은 결정은 나토가 한편으로는 동맹국 보호 차원에서 기존 계획에 따라 러시아 주변 지역으로 군사력을 증강 배치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 의지를 밝혀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입장을 고려해 러시아와의 대화 재개를 위해 노력하는 애매한 상황에서 내려졌다.

이 때문에 나토의 이번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의 견해를 고려해 러시아와의 갈등을 피하고 대화 분위기를 구축하려는 나토의 노력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WSJ은 해석했다.

러시아는 유럽 MD 시스템이 이란 등 불량국가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란 미국과 나토의 주장에 의문을 제기하며 이 시스템이 러시아 핵전력의 상대적 약화를 노린 것이라고 반발해 왔다.

한편 우크라이나는 나토 가입 문제를 국민투표에 부쳐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거듭 밝혔다.

포로셴코 대통령은 2일 게재된 독일 신문 '베를리너 모르겐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4년 전에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에 16%의 국민이 찬성했으나 지금은 54%로 늘어났다"면서 "대통령으로서 국민의 의견을 들어 나토 가입에 관한 국민투표를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민투표 실시 시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포로셴코 대통령은 지난 2015년에도 나토 가입에 관한 국민청원에 대한 답변에서 "우크라이나가 나토 가입 준비가 되면 이 문제를 국민투표에 부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친서방 정권 교체 혁명에 이어 2014년 5월 들어선 포로셴코 정권은 그해 11월 유럽연합(EU)과 나토 가입을 위한 기준들을 충족시키기 위한 6개년 계획을 수립하고 이 기간에 개혁을 추진한 뒤 국민투표를 통해 가입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우크라이나 의회는 같은 해 12월 비동맹지위에 관한 법률을 폐지함으로써 나토 가입을 위한 법적 장애물을 제거했다.

나토도 우크라이나가 필요한 개혁을 제대로 추진할 경우 5~10년 이내에 회원국 자격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러시아는 이웃 국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에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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