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5단지 '50층 재건축' 제동에 매매시장도 급랭(종합)

입력 2017-02-02 19:02
수정 2017-02-03 05:43
잠실5단지 '50층 재건축' 제동에 매매시장도 급랭(종합)

매수 대기자들 관망세로…최근 가격 상승세도 멈출 듯

서울시 "35층 입장 변함없어"…구현대·은마 등 강남 재건축 '빨간불'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서울 송파구 잠실 재건축의 대표단지인 잠실 주공5단지의 '50층' 재건축 추진에 제동이 걸리면서 매매시장에 냉기가 감돌고 있다.

지난해 11·3 부동산 대책의 여파로 하락했다가 최근 급매물이 팔리며 상승세를 타던 아파트 시세도 다시 주춤할 전망이다.

2일 서울시와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잠실아파트지구 1주구 잠실5단지 재건축사업 정비계획변경 및 경관계획(안)이 전날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이하 도계위)에서 다시 보류됐다.

서울시는 한강변 주거지역 아파트의 최고 층수를 35층으로 제한하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잠실주공 5단지 조합은 최고 50층, 6천529가구 규모의 재건축 계획을 고집하면서 도계위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일단 조합은 도계위의 결정이 나온 직후 조합원들에게 재건축 계획안에서 수정이 필요한 내용이 있는지 검토해 빠른 시일 내에 도계위에 재상정할 계획이라고 알렸다. 그러나 최고층수 조정 여부는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건축 계획안이 도계위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내년부터 적용되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적용을 피하고자 연내에 관리처분인가를 받으려 했던 잠실주공 5단지의 재건축 계획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잠실주공 5단지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3월 내에만 재건축 계획안이 도계위를 통과하면 연말까지 관리처분인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조합원들도 일단 조합의 결정을 지켜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최고 35층'이라는 종전 방침에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어서 50층 재건축이 조합의 기대처럼 쉽지는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재건축 추진에 제동이 걸리면서 최근 회복되는 기미를 보였던 아파트 거래나 가격 상승세도 당분간 주춤할 것이라는 게 인근 중개업소들의 전망이다.

이미 매수 대기자들은 관망세로 돌아섰다.

이 아파트 전용면적 112㎡의 경우 11·3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13억원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상승세를 타면서 지난달 24일에는 1억원 이상 오른 14억1천만원에 거래됐고 호가는 14억2천만∼14억5천만원까지 올랐었다.

잠실동 중개업소 대표는 "재건축 계획안이 보류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매수 대기자들이 어떻게 해야 하느냐며 문의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며 "일단 재건축 계획안이 도계위 본회의에 재상정될 때까지 지켜보라고 조언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근의 다른 중개업소 관계자는 "일단 50층 재건축 계획안이 보류됐으니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당분간 매수세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시장이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가격도 오르긴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가 한강변 일반 주거지역에 들어서는 아파트는 35층을 넘길 수 없다는 기존 원칙을 분명히 하면서 초고층 재건축을 추진 중인 강남권 단지들의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지난달 최고 49층으로 재건축하는 내용의 정비계획안을 냈으나 현재 강남구청에 계류된 상태다.

압구정 구현대아파트는 평균 45층을 원칙으로 재건축을 추진해왔으나 서울시의 압구정 아파트지구 지구단위계획이 35층으로 층수를 제한하고 있어 지난해 11월 진행된 주민공람 결과 80% 이상이 서울시의 재건축 계획에 반대하고 나서 재건축 추진위 설립도 못하고 있다.

mong071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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