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시카고갱, 트럼프 면담신청…"폭력범죄 해결위해 협력하겠다"
트럼프 "좋은 생각"…직접 만날 용의 시사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폭력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 시카고 지역의 폭력조직 리더들이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만나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좋은 생각"이라며 환영의 뜻을 보였다.
1일(현지시간) 시카고 트리뷴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정권인수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오하이오 주 흑인 종교지도자 대럴 스콧 목사는 이들이 "시카고 흑인 빈민가의 총기폭력 피해자 수를 줄이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 협력하겠다"며 "대통령과 직접 만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스콧 목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2월 흑인문화유산의 달을 맞아 흑인사회 지도자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가진 모임에서 "시카고 갱조직 리더들이 트럼프 행정부와 '대도시 빈민가에서 폭력범죄를 줄여나가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약속에 신뢰를 갖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스콧 목사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시카고 지역사회 운동가로 경력을 쌓아 정계에 진출했으나 대통령이 된 후 이들을 도외시했고, 신뢰를 얻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시카고 남부 갱조직에 가담해있는 레이본데일 글라스(43)는 "젊은이들은 일자리를 원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지역 관리들을 거치지 않고 직접 대화에 응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복지 혜택은 필요 없다. 일자리와 자원이 필요하다. 일자리 창출과 기회 창출을 위한 자원을 지원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갱조직 리더들과 협력해 문제를 풀어가는 것은 나쁘지 않은 방법"이라며 직접 만날 용의가 있음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모임에서도 미국사회에 만연한 폭력범죄를 지적하면서 오바마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 시카고에 초점을 맞췄다. 시카고에서는 작년 한 해 4천330여 명이 총에 맞아 760여 명이 사망했고, 올해 들어 한 달 사이 299명 총에 맞아 51명이 숨졌다.
트럼프는 "통제 불능 상태인 시카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언가 해야 한다. 지금 시카고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은 미국 어디에서도 있어서는 안 될 일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 취임 후 트위터와 공식 인터뷰 등을 통해 오바마 측근 람 이매뉴얼 시장에게 "제대로 대처하지 않으면 연방정부가 나서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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