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술·혼밥족' 많은 대전…주택도 '혼집'이 대세

입력 2017-02-03 06:05
수정 2017-02-03 08:48
'혼술·혼밥족' 많은 대전…주택도 '혼집'이 대세

"세종시 출퇴근 공무원에 대학 많아" 대전 도시형 생활주택 나홀로 증가

(대전=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1인 가구 전성시대, 도시형 생활주택에 투자하세요."

3일 대전 서구 탄방동 한 원룸 부지 앞에 이 같은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대전지역 1인 가구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도시형 생활주택도 전국에서 나홀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 통계누리에 따르면 대전지역 도시형 생활주택 인허가 건수는 2013년 말 기준 834건에서 1천35건(2014년 말), 1천343건(2015년 말)로 꾸준히 늘었다.

특히 지난해에는 지역 도시형 생활주택 인허가 건수가 2천92건으로 전년에 비해 55% 급증했다.

같은 기간 전국 도시형 생활주택 인허가 건수는 6만9천119건(2013년 말)에서 6만3천119건(2014년 말)으로 줄었다.

2015년 9만5천532건으로 다시 증가했지만 2016년 7만7천968건으로 다시 감소 추세로 전환됐다.

도시형 생활주택은 서민, 직장인, 신혼부부 등 1∼2인 가구의 전세난 해소를 위해 2009년 처음 도입됐다.

크게 단지형 연립주택, 단지형 다가구 주택, 원룸형 등으로 나뉘며 국민주택(전용 85㎡이하) 규모의 300가구 미만의 공동주택을 의미한다.

당초에는 전세시장 안정화 대책의 일환으로 주차장·진입도로 등의 건설기준을 대폭 완화하고 사업자에게 건설자금을 지원하는 등 정부가 도시형 생활주택 건설을 적극 장려하면서 전국적으로 건설 붐이 일었다.

하지만 2013년부터 지자체장의 판단에 따라 원룸형 도시형 생활주택의 입지를 제한할 수 있도록 하고 주차장 기준을 종전보다 강화하는 등 규제로 돌아서자 도시형 생활주택 건설이 급격히 감소했다.

대전은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도시형 생활주택이 유례없는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시가 발표한 '2016 대전 사회지표'에 따르면 대전의 1인 가구 비율은 29.1%(16만9천여 가구)로 서울(29.5%)에 이어 두 번째를 차지했다. 전국 평균보다는 1.9% 포인트 높았다.



지역 1인 가구는 1995년 4만1천여 가구에서 20년만에 4배 넘게 급증했다.

게다가 2012년부터 세종시로의 공공기관 이전이 본격화하면서 대전 유성구 인근 노은동과 하기동 등에 원룸·오피스텔이 우후죽순으로 들어섰다.

그러다 보니 공실률도 높아져 지난해 말 기준 도시형 생활주택 1만516가구 가운데 20.1%(2천118가구)가 비어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범희 주택정책과장은 "한때 대전의 1인 가구 비율이 30%를 육박하며 서울을 넘어선 적도 있다"며 "대학이 많고 대전에서 출퇴근하는 세종시 공무원들이 있어 원룸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정 과장은 이어 "점점 공실이 늘어나는 추세로 볼 때 도시형 생활주택이 포화 상태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부터는 도시형 생활주택 인허가 신청이 주춤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j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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