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원전불황에 日 도시바 이어 히타치도 '휘청'

입력 2017-02-02 10:39
세계적 원전불황에 日 도시바 이어 히타치도 '휘청'

미국사업서 손실…도시바 7조원대, 히타치 7천억원대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동일본대지진 때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를 계기로 원전 안전기준이 강화되고 세계적인 원전 불황이 도래하자 일본 도시바와 히타치가 휘청거리고 있다.

2일 일본 아사히신문과 지지통신 등에 따르면 히타치제작소는 미국에서 원전 원료인 우라늄 농축 새기술을 개발하는 사업에서 철수키로 하고 2016년도 결산에서 700억엔(약 7천136억원)의 손실을 계상한다.



후쿠시마원전 사고 뒤 각국에서 원전 건설계획을 포기하면서 우라늄 수요가 늘지 않은 영향이 컸다.

이번에 포기한 신기술 개발은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과 합병으로 설립한 현지법인 GE히타치뉴클리어에너지와 함께 하던 프로젝트였다. 이 사업에서 예상했던 이익을 낼 수 없게 되며 발생한 손실을 오는 3월말 끝나는 2016회계연도 결산에 계상한다. GE와 함께 설립한 미국 자회사 매각도 검토하고 있다.

히타치는 2020년대까지 영국에 원전 4~6기를 신설하는 계획에 대해서는 "해외에서의 첫 건설로 당초 리스크가 있었다. 영국정부나 플랜트업체와 협력해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하겠다"며 계속 의지를 밝혔다.

미국 원자력발전소 자회사에서 7조원대의 거액손실을 낸 도시바도 손실 회피를 위해 원전 건설 부문 매각설에 이어 웨스팅하우스(WH) 지분 매각 검토설까지 나왔다.

이날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도시바는 보유중인 WH 주식 매각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지분율을 현재의 87%에서 50%대로 낮춰 WH에서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부담을 덜고자 하는 것이다. 도시바는 2006년 WH 주식 77%를 4천900억엔에 인수한 뒤 2007년 카자흐스탄 국영기업에 10%를 팔았지만, 2013년 미국 기업에서 20%를 추가로 사들여 현재의 87%의 지분을 갖고 있다.

WH 주식 매각 방안은 14일 발표하는 손실 방지대책에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거액손실의 원흉으로 지목된 WH의 주식을 사려는 기업이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특히 원전 신설 비용은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뒤 안전 규제의 강화의 영향으로 추가 안전설비가 필요하게 되고 공사기간까지 크게 늘어나며 세계적으로 급등하고 있다. 아울러 원전사업은 환경문제까지 제기돼 WH 지분 매각은 쉽지 않은 상황인 것이다.





도시바는 대규모 손실 방지를 위한 대책의 일환으로 원전사업을 '최주력' 사업에서 제외하고, 향후 해외 수주에서는 설계나 원자로 제조와 납품 등에 전념하고 건설공사에서는 철수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2030년까지 45기로 예정한 수주 계획도 수정하는 것은 물론 원자력사업 전체 분사안도 만지작거리고 있다. 영국에서 3기의 원전건설을 계획한 영국 자회사에 대한 지분율도 낮춘다.

tae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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