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군 대표 문제로 유엔 주재 시리아 평화회담 연기
러시아가 협상 주도…서방은 유엔 사실상 배제될까 우려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이달 8일(현지시간) 예정됐던 시리아 평화회담이 반군 대표를 정하는 문제 때문에 약 2주간 연기됐다고 유엔 시리아 특사가 밝혔다.
1일 AF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스테판 데 미스투라 유엔 시리아 특사는 전날 유엔본부에서 시리아 평화회담 일정을 언급하면서 잠정 휴전 실태를 확인하고 반군에 협상 대표를 뽑을 시간을 주기 위해 날짜를 20일로 미루기로 했다고 말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지난주 유엔 주재로 제네바에서 개최하려던 평화회담이 연기될 것 같다고 밝히며 구체적인 이유는 공개하지 않았다.
데 미스투라 특사는 "늘어난 시간동안 시리아 정부는 진지하게 협상에 임할 준비를 할 수 있고 반군은 통일된 협상 조직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데 미스투라 특사는 8일까지 반군이 협상 대표단을 꾸리지 못한다면 자신이 직접 여러 반군 조직에서 협상 대표를 정하겠다고 말했다.
6년간 이어진 내전이 작년말 사실상 정부군의 승리로 끝나면서 시리아 정부를 지원했던 러시아는 지난주 카자흐스탄 수도 아스타나에서 터키, 이란과 시리아 휴전 문제 등을 논의했다.
시리아의 임시 휴전 체제는 러시아와 주변국의 지분 다툼, 반군의 분열, 유엔의 협상 주도력 약화 등 요인이 겹치면서 언제 깨질지 모르는 불안정한 상태에 있다.
아스타나 협상 때 러시아는 반군에게 헌법 초안을 제시하는 등 유엔을 제치고 협상을 주도했다. 반군 측은 러시아의 제안을 바로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수아 데라트라 프랑스 유엔주재 대사는 "평화회담은 유엔이 전면에서 주도해야 한다"며 러시아가 판을 짜는 것에 우려를 나타냈다.
프랑스 등 서방은 과도체제 구성, 개헌, 선거 순으로 시리아 사태 해결을 주장하고 있지만 러시아와 시리아 정부는 바샤르 알 아사드 정부의 퇴진을 의미하는 이 안에 반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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