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전 격화되는 아프간…11개월여 만에 군경 1만8천명 사상

입력 2017-02-01 17:29
내전 격화되는 아프간…11개월여 만에 군경 1만8천명 사상

"탈레반 공세에 정부 영향력 국토의 60%에도 못 미쳐"

(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에서 최근 탈레반의 공세가 강화되면서 불과 1년 만에 정부군과 경찰 7천명 가까이 숨지는 등 아프간 내전이 한층 격화되고 있다.

특히 탈레반이 세력을 급속 확장하면서 아프간 정부의 영향력이 미치는 지역이 전 국토의 60%에 밑돌고 있어 향후 사태가 급격히 악화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1일 AP·AFP통신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국 정부기관인 아프간재건특별감사관실(SIGAR)은 이날 보고서에서 아프간 전체 407개 군(郡·district) 지역 가운데 아프간 정부의 온전한 통치권이 미치는 곳은 지난해 11월 15일 기준 233개 지역으로 57.2%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8월 말 국토의 63.4%에 온전히 미치는 것으로 평가된 아프간 정부 통치권이 3개월만에 6% 포인트 이상 줄어든 것이다.

나머지 174개 군 지역에서는 탈레반 등 반군이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정부와 반군이 통치권을 놓고 다투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영향력이 온전히 미치지 못하는 이들 지역에 사는 국민은 모두 1천170만명으로 전체 국민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반군과 교전으로 사망한 아프간 군인과 경찰은 올들어 11월 12일까지 6천785명을 기록해 2015년 전체 사망 군·경보다 35%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부상자는 1만1천777명에 달했다.

이 같은 상황은 2014년말 미군 등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이 아프간전 종료를 선언하고 반군 퇴치와 치안 유지 책임을 아프간 군·경에 완전히 넘기고 자신들은 훈련과 대테러 지원 임무만 맡으면서 탈레반에 대한 억제력이 약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다울라트 와지리 아프간 국방부 대변인은 현재 탈레반 반군이 통제하는 군 지역은 8개밖에 되지 않는다며 SIGAR 보고서를 반박했다.

하지만 와지리 대변인 역시 최근 10개월간 탈레반 등 반군이 정부군을 1만9천 회 공격했다며 반군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음은 인정했다.

아프간은 2001년 미국 9·11 테러이후 미국 정부가 공격해 들어와 당시 정권을 잡은 탈레반을 축출하면서 이후 수립된 정부와 탈레반 등 반군의 내전이 시작됐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임기 내에 아프간 내전을 종결하고 주둔 미군을 완전히 철수하려고 했지만 임기 말까지 탈레반 세력이 약해지지 않으면서 8천400명을 잔류시켰다.

지난달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아직 구체적인 아프간 정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프간에 미군을 증강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최근 보도했다.



ra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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