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작년 세계5위 항만 복귀 실패…한진해운이 악재
지난해 홍콩항에 앞서다 막판 역전당해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 부산항이 지난해 컨테이너 물동량 세계 5위 항만의 자리를 되찾는 데 실패했다.
계속 부진하던 홍콩항의 물동량이 막판에 큰 폭으로 늘어나 부산항의 추격을 따돌렸다.
2일 부산항만공사에 따르면 홍콩항은 지난해 20피트짜리 기준 컨테이너 1천955만6천개를 처리해 세계 5위 항만의 자리를 지켰다.
부산항은 홍콩항보다 12만여개 적은 1천943만1천개에 그쳐 6위에 그대로 머물렀다.
1위는 중국 상하이(3천709만개), 2위는 싱가포르(3천92만개), 3위는 중국 선전(2천401만개), 4위는 중국 닝보·저우산항(2천148만개)이었다.
지난해 부산항은 2월부터 홍콩항을 앞질렀다.
7월까지 매월 최소 5만여개, 최대 42만개 많은 물량을 처리했다.
항만공사와 항만업계는 돌발변수만 없으면 홍콩항을 제치고 2014년 이후 3년 만에 5위 항만의 위상을 회복할 것으로 기대했다.
경제성장률이 둔화하는 가운데 중국 내 항만들이 시설을 계속 확충한 영향으로 홍콩항의 물동량이 최근 몇년간 큰 폭으로 줄었고 지난해에도 그런 추세가 이어진 반면 부산항은 소폭이나마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진해운 사태라는 예상치 못했던 악재가 부산항의 발목을 잡았다.
법정관리 가능성이 불거진 8월부터 홍콩항에 역전당했고 법정관리가 개시돼 물류대란이 벌어진 9월 이후에는 물량 격차가 10만개 이상으로 벌어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11월까지 부산항(1천781만개)은 홍콩항(1천775만)을 근소하게 앞섰다.
승부는 12월에 갈렸다.
한진해운 사태 여파로 환적화물 일부가 이탈한 부산항은 전년 동월보다 2.07% 줄어든 162만1천개에 그쳤다.
반면 홍콩항은 전년보다 14.3%나 늘어난 180만2천개를 처리해 단숨에 판세를 뒤집었다.
결국 연간 물동량에서 부산항은 홍콩항에 12만5천개 뒤졌다.
홍콩항에 막판 물량이 몰린 것은 머스크가 동남아시아지역 모항으로 사용하는 말레이시아 탄중 팰레파스항 일대에서 발생한 기름 유출 사고 때문에 물량을 홍콩으로 대거 옮긴 때문으로 알려졌다.
부산항은 2002년에 754만개의 컨테이너를 처리해 세계 3위에 올랐으나 급성장한 중국 상하이, 선전항 등에 밀려 2004년(1천149만개)에 5위로 밀렸다.
2014년에는 닝보·저우산항에도 뒤져 6위로 내려앉았다.
홍콩항은 2004년까지만 해도 세계 1위였으나 이듬해 싱가포르에 밀려 2위가 됐고 2007년 3위, 2014년 4위, 2015년 5위로 해를 거듭할수록 순위가 주저앉고 있다.
올해 물동량 목표를 2천만개로 세운 부산항만공사는 올해는 지난해와 같은 돌발변수가 없을 것으로 보고 홍콩항을 앞질러 5위 항만의 자리를 되찾을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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