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북한, 中 유커끌기 파격적 '개방관광'…제재속 외화벌이 혈안
무비자 관광 확대·中단둥 거쳐 北전국 관광 상품도 출시
칭다오 등 북중 신규항공노선도…북·중 관광 협력구 개발 박차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중국에 석탄, 철광석 등을 수출해 외화를 충당했던 북한이 핵실험으로 대북 제재가 강화되자 중국인에게 파격적인 개방 관광으로 외화벌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는 올해 중국의 유엔 대북 제재 결의안 이행 강화 등으로 북한의 '외화 기근'이 심각해질 것으로 보임에 따라 북한이 정권 차원에서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를 끌어들이려는 시도로 보인다.
특히, 중국인들의 북한 관광은 유엔 대북 제재에 포함되지 않은 분야여서, 북한으로선 자원 수출·무기 판매·인력 송출 등이 막힌 중국에서 손실을 메우는 '산소 호흡기'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1일 베이징 소식통과 코트라 등에 따르면 북한은 유엔 안보리 결의안 채택으로 중국의 대북 제재 강도가 세지자 평양·백두산·원산·금강산·묘향산·개성 등 주요 관광지뿐만 아니라 무봉 국제관광특구·칠보산 등 경관이 좋은 관광지를 개발해 중국인 관광객들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다.
베이징 소식통은 "중국에서 각종 제재로 외화 벌이가 막힌 북한으로선 관광이 또다른 탈출구가 되고 있다"면서 "중국인들은 북한을 미지의 나라로 여기고 있어 북한 관광이 단기적으로는 인기를 끌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중국에 소개되는 북한 관광 상품과 서비스는 2015년보다 배 이상 늘었으며 중국인들에게 제공하는 관광 서비스도 비행기, 마라톤, 자전거, 승마, 스키 등 사회주의 국가에선 다소 이례적인 것들도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북한 두만강 수상(水上) 무박 관광을 출시해 창바이조선족자치현 항구 및 허룽시 항구를 통해 북한까지 수상 드라이브 여행도 가능해졌다.
북한은 지난해 4월부터 중국 단둥(丹東)시를 통해 북한의 전국을 관광할 수 있도록 개방하기도 했다. 단둥시에서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비자를 한 번만 신청하면 북한 국경 관광과 북한에 들어가서 보는 관광을 모두 할 수 있다.
단둥시는 북한 관광 산업단지와 북·중 관광 협력구를 설립하고 있으며 향후 랴오닝(遼寧) 자유 무역구와 연계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북한 관광총국에 따르면 관광 개방 후 지난해 8월까지 단둥시 항구를 통한 중국인 관광객은 65만명에 달해 중국에서 북한을 방문하는 관광객의 85%를 점유했다.
항공사로는 고려항공밖에 없는 북한이지만 중국 관광객 유치를 위해 신규 항로 개척에도 나선 상태다.
지난해 5월 말 중국 칭다오(靑島)에서 평양까지 전세기 운항이 개시됐으며 3박 4일 북한 관광과 연계돼있다. 같은 시기에 중국 지난(濟南)-평양 항로가 개통됐다. 지난해 7월에는 타이위안(太原)-평양 노선도 개통돼 5일짜리 북한 여행이 가능해졌다.
북한은 중국인들에게 비자 면제까지 해주면서 관광 수입 확대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지난해 7월 북한은 중국인 관광객에 대해 비자를 면제한 신의주 반나절 관광 상품을 출시했다. 중국인 관광객들은 여권이 아닌 신분증으로 통행증을 신청하면 돼 북한 여행이 매우 수월해졌다.
북한은 신의주뿐만 아니라 2015년 4월 백두산에도 중국인 관광객을 위한 관광특구를 만든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런 비자 면제 관광은 인기가 많아 개통 이래로 지난해 11월까지 신의주를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이 2만여명에 달한다"면서 "현재 신의주는 관광 지역이 3만㎡로 한정돼있는데 향후 계획대로 13만㎡까지 확대되면 중국인 일일 관광객이 1만여명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3월부터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가 이행된 후 2억 달러가량의 외화수입 손실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액수는 2015년 북한의 총수출액 27억 달러의 7.4% 수준으로 북한 정권에는 작지 않은 타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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