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내 도요타공장 10월 폐쇄…車 제조업체 '전멸'
보조금 중단으로 '빅3' 공장 철수…무한경쟁 예고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도요타 자동차가 오는 10월 호주 공장을 폐쇄하기로 공식 발표하면서 호주 내 자동차 공장은 올해 내 모두 사라지게 됐다.
1일 호주 언론에 따르면 도요타 호주법인은 전날 멜버른 서부에 있는 알토나 공장의 가동을 오는 10월 3일 중단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호주 내 도요타 인력 3천900명 중 2천600명이 일자리를 잃고 3분의 1인 1천300명만 남아 호주 내 판매와 유통을 맡게 된다.
도요타 호주법인의 데이브 버트너 사장은 성명을 통해 "50년 이상의 제조 역사가 자랑스럽다"며 직원들이 미래에 대비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곧 일자리를 잃을 도요타 공장 직원 쿠제마 아담지(46)는 생산시설의 해외이전을 막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례를 언급하며 호주 연방정부를 향해 불만을 토로했다고 호주 ABC 방송이 전했다.
도요타에서 11년을 일한 아담지는 "정부가 개입해 조처를 할 수 있었다"고 아쉬워하면서 ""미국을 봐라. (트럼프) 대통령은 회사들에 전화해 나라 밖으로 나가지 말도록 했다"라고 말했다.
도요타는 1963년부터 호주에서 자동차 제조를 시작했으며, 알토나 공장에서는 현재 캠리와 오리온 차종을 생산, 호주 내 판매와 수출을 해왔다.
호주에서는 최근까지 글로벌 업체들인 포드와 GM 홀덴, 도요타의 공장이 운영됐다.
그러나 2013년 정권을 잡은 보수성향의 당시 토니 애벗 정부가 자동차 제조업체들에 수십 년간 지속한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겠다고 밝혔고, 고비용·저효율 구조에 갇힌 이들 업체는 곧이어 공장 폐쇄 계획을 잇따라 발표했다.
결국 포드가 지난해 10월 공장을 폐쇄, 91년에 걸친 호주 내 생산을 멈췄다. GM 홀덴도 애들레이드 공장 가동을 오는 10월 20일 중단하겠다고 지난달 발표하면서 69년의 호주 내 자동차 생산 역사를 접기로 했다.
이로써 호주 내 자동차 공장은 오는 10월 20일 이후에는 자취를 감추게 되고, 호주 자동차 시장은 완전 경쟁에 들어가게 된다.
예컨대 호주 경찰의 경우 그동안 호주 내에 생산공장을 둔 홀덴과 포드, 도요타 차량을 이용해왔지만 이제 차량 공급업체를 호주 내 모든 수입업체로 확대했다.
덩달아 지난해 9월에는 현대자동차가 퀸즐랜드주 경찰에 쏘나타 234대를 공급하는 계약을 처음으로 따냈다.
호주에서는 약 60개의 전 세계 자동차 업체가 연간 약 120만대의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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