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병시중에 지친 50대 흉기로 형 찌르고 자수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지병으로 거동이 불편한 형을 30년 넘게 집에서 돌보던 50대 남성이 흉기로 형을 찌른 뒤 경찰에 자수했다.
부산 영도경찰서는 1일 특수상해 혐의로 김모(55)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다.
김씨는 지난달 31일 오후 4시께 부산 영도구 집에서 술에 취해 흉기로 형(59)을 찌른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의 형은 피를 많이 흘렸지만 생명에 지장은 없는 상태다.
김씨는 범행 직후 112전화로 자수했다. 김씨는 애초 형이 자해했다고 거짓말을 했다.
하지만 경찰의 계속된 추궁에 김씨는 "수십 년간 형을 병시중하고 생활 형편도 여의치 못해 힘들었다"며 "말을 잘하지 못하는 형이 먼저 흉기로 찌르라는 시늉을 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다니던 직장까지 그만두고 뇌병변 장애와 간암으로 거동이 불편한 형을 집에서 30년 넘게 홀로 병 수발해왔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 때문에 둘 다 결혼하지 못했고, 별다른 직업도 가지지 못해 기초생활수급자 신세가 됐다.
김씨는 오랜 병시중에 우울증까지 앓아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김씨가 오랜 병 간호가 힘들어 우발적인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추가 조사 뒤 신병 처리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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