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 맞선 멕시코, 대통령 지지율 반등…88%, 트럼프에 반감(종합)

입력 2017-02-01 08:35
트럼프에 맞선 멕시코, 대통령 지지율 반등…88%, 트럼프에 반감(종합)

지지율 5%p 올라…멕시코 국민 69%, 미국과 정상회담 취소 지지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추락을 거듭하던 엔리케 페냐 니에토 대통령의 지지율이 미국과의 갈등에 힘입어 반등했다.

31일(현지시간) 일간 엑셀시오르가 여론조사기관 BGC에 의뢰해 실시한 조사결과를 보면 지난 1월 11일 기준으로 11%였던 니에토 대통령의 지지율이 같은 달 30일 기준으로 16%로 반등했다.

엑셀시오르는 "대부분이 국경장벽 건설을 강행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니에토 대통령의 대처 방식에 지지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지난 20일 취임한 뒤 국경장벽 건설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ㆍ나프타) 재협상, 멕시코산 제품에 대한 국경세 부과 등 반 멕시코 정책을 속속 실행하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감을 보인 비율은 무려 88%에 달했다.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계를 조절하는 니에토 행정부의 대응방식도 69%의 지지를 받았다.

멕시코 정부는 전날 미국에 있는 자국 이민자들의 법률 지원을 위해 변호사 고용 비용으로 5천만달러(581억원)를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니에토 대통령은 또 전날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전화통화를 하고 북미 지역의 유대를 강화하기 위한 양국간 긴밀한 협조 방침을 재확인했다.

멕시코는 그간 미국과의 건설적인 대화 의사를 표명하면서도 자국민 보호와 국경장벽 비용 부담 불가 입장을 단호하게 밝혀왔다.

니에토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취소한 것과 관련해서는 69%가 잘한 일이라고 답했다.

니에토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경장벽 건설을 강행하려고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건설 비용을 멕시코가 부담해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자 31일로 예정됐던 정상회담을 전격으로 취소한 바 있다.

니에토 대통령의 지지율은 그동안 마약범죄 근절 실패, 경제 부진, 휘발유 가격 인상 탓에 수개월째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다른 일간지인 레포르마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인 지난 18일 발표한 니에토 대통령의 지지율은 역대 최저 수준인 12%로 추락한 바 있다.

니에토 대통령은 지난해 8월말 반(反) 멕시코 공약을 내건 트럼프 후보를 멕시코로 초청해 대화를 시도했으나, 트럼프에 이용당했다는 의견이 들끓는 등 대통령 퇴진까지 거론될 정도로 거센 비난 여론에 직면하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이 멕시코 국민을 결속시키고 니에토 대통령을 비롯한 행정부에 힘을 실어주는 촉매제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 27∼28일과 30일에 전국 성인남녀 4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5%포인트다.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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