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정유라 이대 부정입학 '메신저'는 김종"…특검 수사로 확인
최순실 김종 통해 김경숙에 딸 합격 부탁…남궁곤 공소장에 적시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박근혜정부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씨 측근인 김종(56·구속기소)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최씨의 딸 정유라(21)씨의 이화여대 특혜 입학 과정에 깊이 개입한 사실이 박영수 특별검사팀 수사로 확인됐다.
31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최씨는 2014년 9월 11일 2015학년도 이대 수시모집 체육특기자전형 승마 종목에 정씨의 지원서를 낸 뒤 김 전 차관을 통해 김경숙(62) 당시 신산업융합대학원장에게 합격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김 전 차관이 정씨의 부정입학을 돕는 일종의 '메신저' 역할을 한 셈이다.
이후 정씨를 합격시키기 위한 이대 수뇌부의 협의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김 전 학장은 최씨의 부탁 내용을 남궁곤(56·구속기소) 당시 입학처장에게 알렸고 남 전 처장은 다시 최경희(55) 전 총장에게 이를 보고했다. 최 전 총장은 곧바로 정씨를 뽑으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조사됐다.
정씨 입학 비리가 최씨의 지시를 받은 김 전 차관 '부탁'→김 전 학장 '기획'→최 전 총장 '승인'의 구도로 이뤄진 것이다.
6명을 뽑는 체육특기자전형에서 정씨는 응시자 111명 가운데 종합평가점수 6등으로 '막차'에 올라타며 합격증을 받았다. 서류 전형에서 9등을 했지만 정성평가인 면접에서 등수를 뒤집었다.
학교측의 지침을 받은 면접위원들은 당시 금메달을 목에 걸고 온 정씨에게 전체 면접자 가운데 최고점을 줬다. 정씨를 합격시키고자 일부 응시생에게는 일부러 낮은 점수를 주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29일 남 전 처장을 구속기소하며 공소장에 김 전 차관의 구체적인 역할을 적시했다.
김 전 차관은 '최순실 국정농단'을 파헤치던 검찰 특별수사본부 단계에서 최씨의 부탁을 이대측에 전달했다는 사실을 시인했으나 특검에선 진술을 뒤집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특검은 이대 비리 관련자들에 대한 조사를 통해 김 전 차관의 개입 사실을 확인하고 사건 규명의 '퍼즐'을 완성했다.
다만 특검은 김 전 차관에 대해 최씨의 지시를 이행한 '단순 전달자'로 보고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하지는 않기로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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