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스포츠재단 실무자 "최순실, 포스트잇 잘 써야 성공한다 말해"
노승일 K스포츠재단 부장이 보관한 '포스트잇 5장' 신빙성 뒷받침
박헌영 과장 "포스트잇·펜 준비 안돼 있으면 혼 내"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현혜란 강애란 기자 = '비선실세' 최순실(61)씨가 평소 회의를 주재하거나 사업관련 지시를 내릴 때 포스트잇을 주로 이용했다는 추가 증언이 나왔다.
노승일 K스포츠재단 부장이 지난 24일 최씨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최씨가 직접 작성한 것이라며 재판부에 제출한 '포스트잇 5장'의 신빙성을 뒷받침하는 내용이다.
이 포스트잇에 대해 최씨 변호인은 당시 "포스트잇 출처가 어디서 나온건지 모르겠다"며 입수 경위를 문제삼은 바 있다.
박헌영 K스포츠재단 과장은 3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최씨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최씨가) '포스트잇을 잘 쓰는 사람이 성공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고 증언했다.
박씨는 "(최씨가) 여직원에게 지시해 회의 테이블에 사물함을 갖다놨고, 그 안에 포스트잇이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종류별로 배치돼 있었다"며 "거기에 항상 포스트잇과 네임펜(유성 사인펜)을 충분히 준비해놓지 않으면 굉장히 혼이 났다"고 회상했다.
박씨는 최씨가 노씨에게 포스트잇에 지시 사항을 적어주는 것도 직접 목격했고, 재판부에 제출된 포스트잇 내용을 이야기할 땐 자신도 함께 있었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노씨에게서 확보해 재판부에 낸 포스트잇엔 5대 거점 스포츠센터 설립 예상 지역, '각 산하기관 공모사항', '포스코 스포츠단 창설 계획' 등이 적혀 있다.
박씨는 이에 대해 "5군데 거점 지역을 지정하고 거기에 어떤 종목을 세울지를 지시한 내용이고, '산하기관 공모 사항'은 문체부 산하 체육기관의 예산을 따먹을 수 있는 공모를 찾아 기획하라고 지시하는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박씨는 자신도 최씨에게서 이런 '포스트잇 지시사항'을 많이 받았지만 평소 최씨가 모든 문건이나 자료는 폐기하라고 지시해 관련 자료들을 모두 없앴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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