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성보험 비과세 축소에도 업계 '절판마케팅' 안하는 이유는?

입력 2017-02-01 07:05
저축성보험 비과세 축소에도 업계 '절판마케팅' 안하는 이유는?

업계 이해 상당부분 반영돼…적립식 혜택 월납 보험료 한도 85만원→150만원 완화

"150만원 넘는 계약 전체 5% 미만으로 미미"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저축성보험의 비과세 혜택이 축소되는 시기가 4월로 확정됐음에도 보험업계는 무덤덤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관련 혜택이 불리해지기 전에 보험에 가입하라고 권유하는 '절판 마케팅'에 나서는 주요 보험사가 한 군데도 없었다.

지난해 정부와 정치권이 이런 내용의 세법 개정을 추진하는 것에 강하게 반발했던 것과 사뭇 다른 분위기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한화·교보·NH농협·ING·동양생명 등 주요 생명보험사들은 비과세 혜택이 축소되는 저축성보험에 대한 절판 마케팅을 진행하지 않고 현재로써 계획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부 설계사가 적극적으로 '절판 마케팅'을 할 수는 있겠지만, 회사 차원에서 프로모션을 추진하는 것은 없다"며 "들어오는 것은 막지 않겠으나 회사가 나서서 계약 규모를 키우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최근 장기 저축성보험의 비과세 한도 축소를 4월 가입분부터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저축성보험은 10년 이상 유지하면 이자소득에 대한 세금(15.4%)이 면제된다. 일시납 보험은 1인당 보험료 합계액 2억원까지, 월 적립식 보험은 한도 없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었지만, 4월부터는 일시납은 1억원 이하, 월 적립식은 월 보험료 150만원 이하일 경우에만 비과세 혜택이 가능하다.

보험업계가 지난해와 달리 차분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일정 부분 업계의 이해관계가 반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당초 정부와 정치권은 비과세 혜택의 범위를 일시납 보험은 기존 2억원에서 1억원으로 줄이고, 월 적립식 보험에 대해서는 총 납입액의 1억원이라는 새로운 한도를 설정하려고 했다.

보험업계의 반발로 이 중 월 적립식 보험의 한도가 현재 수준인 월 납입액 150만원으로 완화됐다. 총 납입액 1억원을 월 보험료로 환산하면 10년 만기 기준 월 85만원이 된다. 당초 안보다 한도가 2배가량으로 늘어난 셈이다.

생명보험협회 관계자는 "고객층이 두꺼운 상품이라면 회사 차원에서 프로모션하겠지만, 월납 보험료가 150만원 넘어가는 계약은 전체 계약의 5% 미만으로 많지가 않아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생명보험업계가 저금리 장기화에 따른 역마진 우려로 저축성보험보다는 보장성·변액보험 판매에 치중하는 분위기도 이런 무덤덤한 반응에 한몫했다.

또한, 2021년 도입이 예정된 새 국제회계기준에 맞추려면 저축성보험보다는 보장성보험을 늘리는 것이 유리하기도 하다.

저축성보험에 대한 절판 마케팅을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보장성 보험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고 입을 모으는 까닭이다.

pseudoj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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