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강세에 신흥국 채권·주식펀드서 자금 유출
한은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작년 11∼12월 243억 달러 유출
"우리나라도 자본유출입 모니터링 강화해야"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미국의 경기 회복과 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신흥시장국의 주식 및 채권펀드 자금 유출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31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앞으로 통화정책 운영의 고려사항 중 하나로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글로벌 투자자금 흐름을 꼽으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11월 미국의 대통령 선거를 기점으로 세계의 투자자금 흐름이 바뀌었다.
미국 펀드는 2015년 이후 2년간 지속하던 주식유출·채권유입의 흐름이 주식유입·채권유출로 전환됐고 신흥시장국 펀드는 작년 하반기부터 이어지던 주식·채권의 유입세가 모두 유출로 바뀌었다.
작년 11∼12월 두 달 동안 신흥시장국의 주식·채권펀드 유출 규모는 약 243억 달러다.
주식펀드는 작년 10월 61억7천만 달러 유입에서 11월 73억2천만 달러 유출로 바뀌었고 12월에는 46억9천만 달러가 빠져나갔다.
채권펀드의 경우 작년 10월에는 100억4천만 달러 유입됐지만 11월 75억2천만 달러, 12월 48억3천만 달러가 각각 유출됐다.
한은은 "미국 달러화 강세는 신흥시장국 통화의 절하압력으로 이어져 신흥시장국 주식 및 채권펀드 자금의 유출 폭을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앞으로 보호무역정책이 강화되고 미 연준(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경우 신흥시장국 펀드자금 유출이 가속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우리나라도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의 유출입 변화를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채권펀드는 작년 11∼12월 123억9천만 달러가 빠져나갔다.
한은은 "미국의 재정지출 확대에 따른 국채발행 증가, 인플레이션 기대 등으로 장기 금리가 상승하면서 미국 채권펀드에서 자금이 유출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미국 주식펀드에는 작년 11월부터 두 달 동안 476억3천만 달러가 유입됐다.
한은은 미국의 재정지출 확대, 금융규제 완화, 보호무역 강화 등이 부각되면서 미국 주식펀드로 자금이 대폭 유입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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