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박정희 효도교과서냐…국정교과서 즉각 폐기해야"

입력 2017-01-31 16:35
野 "박정희 효도교과서냐…국정교과서 즉각 폐기해야"

"'대한민국 수립' 표현도 그대로 유지된 건 여전히 반헌법적"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야권은 31일 교육부가 검정 역사교과서 집필기준과 국정 역사교과서 최종본 내용을 확정 발표한 것과 관련, 역사교과서를 즉각 폐기해야 한다며 일제히 비판했다.



이날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및 국민의당 의원 15명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 역사교과서 최종본은 '박정희 교과서'에 불과하다. 즉각 국정교과서를 폐기하고, 연구학교 추진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오늘 공개된 최종본은 내용상 달라진 것이 없다. 작년 11월28일 이후 11만명 국민의 반대 의견이 교육부에 공식 제출됐지만 박근혜 정부는 국민의 뜻을 철저히 무시했고, 박정희를 위한 '효도교과서'를 완성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장 논란이 된 박정희 전 대통령 미화 부분은 바뀐게 없다. 표현도, 전체 분량 9쪽도 그대로다. '대한민국 수립' 표현도 그대로 유지된 교과서는 여전히 반헌법적"이라고 꼬집었다.

또 "오히려 위안부 피해자 관련 기술은 더 후퇴했다"면서 "박근혜 정부의 '박근혜 교과서', 최순실의 개입정황이 드러난 '최순실 교과서', 박정희 명예회복을 위한 '박정희 교과서'는 단 한권도 연구학교에 보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의원들은 "국검정 혼용 시도도 불가하다"면서 "연구학교 추진도 즉각 중단해야 함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기자회견문에는 민주당 도종환 김민기 김병욱 노웅래 박경미 손혜원 신동근 안민석 오영훈 유은혜 전재수 조승래 의원과 국민의당 송기석 안철수 이동섭 의원이 참여했다.

민주당 고용진 대변인은 현안브리핑을 통해 "친일·독재 옹호 교과서라는 사실은 조금도 바뀌지 않았다. 말 많은 국정교과서를 부득불 밀어붙이는 것은 대통령의 비뚤어진 역사관과 독재자 아버지에게 면죄부를 주려는 오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고 대변인은 "이를 허용한 것은 교육부 공무원들이다. 아이들의 교육을 책임진다는 책임감은 눈을 씻고 봐도 찾아볼 수 없다"면서 "탄핵심판을 기다리는 대통령의 눈치를 보며 잘못된 역사교과서를 국민에게 강요하는 행태에 국민은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이동섭 원내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재벌 미화, '대한민국 수립', 박 전 대통령 미화 등 논란이 된 부분은 전혀 수정하지 않았고, 제주 4·3사건과 5.18 민주화운동 또한 사실상 그대로 뒀고, 위안부 내용은 오히려 후퇴했다"고 지적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오늘부로 교육부는 사망했다. 올바른 역사를 가르치고자 하는 의지를 포기했다"면서 "국민의당은 국정교과서 폐지법 처리를 위한 각오로 2월 임시국회에 임하겠다. 사태를 방조하고 조장한 이준식 장관에도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정의당 한창민 대변인은 정론관 브리핑에서 "국정교과서를 현장에 배포하고 국검정 혼용을 시행하는 것은 역사교육을 망치는 길"이라면서 "국정교과서는 박 대통령과 함께 반드시 탄핵돼야 한다"고 말했다.

d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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