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포커서도 프로 4명에 압승…20억 원 이상 따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인공지능(AI)이 포커 최고수 프로 4명과 겨루는 시합이 미국에서 열려 AI가 압승했다. AI가 획득한 칩은 돈으로 환산하면 20억 원이 넘는 금액이었다.
AI는 앞서 이세돌과의 바둑에서 이긴 것을 비롯, 프로 장기기사와의 대국에서도 승리했다. 상대방의 패를 알 수 없는 포커게임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훨씬 더 복잡한 판단이 필요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AI가 포커에서 프로를 이긴 것을 계기로 사업에서의 가격협상이나 군사적 전략 결정 등 실제 사회의 다양한 의사결정에 AI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카네기멜런대학(미 펜실베이니아주)이 개발한 인공지능 "리브라투스"와 포커 프로 4명이 칩을 걸고 벌이는 포커게임이 지난 11일부터 30일까지 20일간 피츠버그 카지노에서 열렸다. 경기는 AI가 칩을 걸고 각각의 프로들과 1대 1로 대결하는 '텍사스홀뎀" 포커로 치러졌으며 총 12만 번 진행됐다
각자 2장씩 받은 손에 든 카드와 테이블 위에 놓인 공용카드 5장에서 강한 조합을 만들어 칩을 건다. 리브라투스는 20일간 4명의 프로 전원을 상대로 승리한 횟수가 많았다. 획득한 칩은 176만 달러(약 20억4천만 원)가 넘었다. 가상의 칩으로, 실제 현금으로 환금은 되지 않았다.
한번 할 때의 승패는 운에 좌우되지만, 게임을 거듭하는 가운데 통계적으로 프로와의 실력 차가 드러났다.
개발자인 토머스 샌드홀름 교수에 따르면 리브라투스의 의사결정 방법으로는 '게임이론'을 응용했다. 작년 이세돌에 승리한 AI바둑 '알파고'가 스스로 프로의 수를 배워 강해지는 '심층학습' 방법을 채용한 데 비해 리브라투스는 슈퍼컴퓨터에서 미리 손에 들게 될 패의 조합을 세밀하게 분석해 방대한 데이터베이스에서 가장 좋은 수를 골라내는 방법을 이용했다고 한다. 상대방의 버릇 등도 고려하기 때문에 게임 중반 이후에는 상대의 의표를 찌르는 수를 연발하게 된다.
리브라투스와 대결한 프로중 한 명인 제이슨 레스는 "초반에는 해볼 만 하다고 생각했지만 금세 약점을 극복하더라"면서 "이제 이기기 어렵다"고 말했다.
AI와 포커 프로의 대결은 2015년에도 열렸었다. 카네기멜런대학의 구형 AI와 프로 4명이 똑같은 규칙으로 대전했지만, 당시 8만 회에 걸쳐 이뤄진 대결에서는 프로 측이 73만 달러를 땄다.
미국 카지노에서 널리 이뤄지고 있는 텍사스홀뎀 포커는 2~10명이 참가해 칩을 걸고 승부를 겨룬다.
참가자는 각각 2장의 카드를 받으며 순서대로 칩을 건다. 이후 테이블 위에 있는 카드 5장을 모두 제칠 때까지 칩을 계속해서 걸며 카드 조합에 따라 거는 칩을 늘리거나 중간에 포기할 수도 있다.
다른 참가자가 모두 포기하면 남은 사람이 칩을 모두 따게 된다. 카드 조합이 약하더라도 다른 사람이 먼저 게임을 포기하면 이기기 때문에 상대의 의표를 찌르는 심리전이 승부를 가르는 경우도 있다.
카지노가 합법인 미국에서는 각지에서 토너먼트대회가 열리며 인터넷 도박 포커도 있어 거액의 돈을 버는 프로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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