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노릇 제대로 하자"…'이장학교' 열고 신문도 발간(종합)

입력 2017-01-31 15:20
수정 2017-01-31 16:22
"이장노릇 제대로 하자"…'이장학교' 열고 신문도 발간(종합)

충북 옥천 이장들 작년 4차례 '학교' 운영…보고서 형식 간행물 발행

(옥천=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농촌에서 이장(里長)은 마을 대표면서 행정의 최일선에서 움직이는 조직이다. 마을 대소사를 챙기면서 민의를 모아 행정기관에 전달하고, 각종 시책이 주민 생활에 잘 녹아드는지 살펴보는 역할을 한다.





마을 안 홀몸 노인을 돌보고, 귀농·귀촌자의 정착을 돕는 것도 이장의 주요 임무다. 팍팍한 마을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경제사업 아이디어를 짜야 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역할은 커지는데 반해 이장들이 직무 능력이나 전문성을 높이는 교육 기회는 거의 없다. 지자체 등에서 1년에 한 번 마련하는 워크숍 정도가 고작이다.

이 같은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충북 옥천군 동이면 이장들이 스스로 공부를 하겠다고 나섰다. 이장 노릇을 제대로 하자는 취지에서 지난해 9∼12월 4차례 '좋은 이장학교'를 열고, 31일 그 운영 과정 등을 소개한 신문을 펴냈다.

'좋은 이장신문'이라고 이름 붙인 4쪽짜리 인쇄물에는 이장학교 개설 취지와 운영 상황 등이 상세하게 소개됐다. 이곳 이장들은 이번에 발행한 창간호를 시작으로 이 신문을 정기적으로 펴낸다는 방침이다.

작년 이장학교 강사진은 빵빵하게 채워졌다.



김영만 옥천군수, 김두관 국회의원, 허헌중 지역재단 상임이사, 양만규 충남 서천 달고개모시마을 이장 등이 나서 좋은 이장되는 법을 강의했다.

교육비는 대청댐 상류 수몰지역에 지원되는 주민지원사업비로 충당했다. 과거 마을 환경정비 등에 쓰던 지원금을 이장 전문화 교육에 투자한 셈이다.

박효서(51) 동이면 이장협의회장은 "행정 서비스가 다양해지면서 이장(里長)도 전문성을 요구받는 시대가 됐다"며 "수강한 이장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아 올해도 강의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문을 펴내기 위해 수강생에게 '이장은 ∼이다'고 물었더니 '마을의 꽃', '일꾼', '친구', '어머니', '눈물', '봉' 등 다양한 답변이 나왔다"며 "이장학교가 고생하는 이장들의 자부심을 키워주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bgi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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