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꾸미 어구 유실 줄이려면 부표·무게추 줄 늘여야

입력 2017-01-31 15:17
주꾸미 어구 유실 줄이려면 부표·무게추 줄 늘여야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 서해안에서 겨울철에 성행하는 주꾸미 조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어구 유실을 줄이려면 부표와 무게추(멍)를 연결하는 줄의 길이를 늘여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립수산과학원 서해수산연구소는 파랑이 주꾸미 어구에 미치는 영향을 수조실험과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분석해 이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31일 밝혔다.

수심 8m 안팎에서는 부표 줄의 길이를 수심의 2.5배, 무게추 줄의 길이를 40m로 했을 때 파랑의 영향을 가장 적게 받았다.

수심 15m 이상에서는 부표 줄 길이는 수심의 2배, 무게추 줄의 길이는 20~30m로 설계했을 때 유실 피해가 많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어민들이 사용하는 어구에서는 부표와 무게추를 연결하는 줄의 길이가 수심의 1.5배 정도에 불과하다.

서해연구소 이건호 연구사는 "줄의 길이를 조절하면 어구 유실을 50%가량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꾸미를 잡는 어구는 길이 1㎞ 정도의 가로줄에 소라 등 대형 조개류의 껍데기를 매달아 바닷속에 설치한다.

수면에는 어구의 위치를 알려주는 부표를 띄우고, 바닥에는 무거운 추를 매달아 고정한다.



강한 바람의 영향으로 높이 3~4m가 넘는 파랑이 일면 어구가 원래 설치한 위치를 벗어나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바람에 유실된다.

부근에 있는 다른 어구와 뒤엉켜 못쓰게 되기도 한다.

이렇게 유실된 어구는 결국 바닷속에 가라앉아 어선의 안전을 위협하거나 조업에 지장을 주고, 물고기 등이 걸려 빠져나오지 못하고 죽는 '유령어업' 피해를 일으킨다.

이 연구사는 "어구 유실로 인한 직간접 피해를 줄이고 어장환경도 보호하기 위해서는 어민들이 그물을 주문해 제작할 때 유실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이번 연구 결과를 반영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lyh950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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