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없어' 고교 동창생 10명, 도박사이트 운영…2명 구속

입력 2017-01-31 14:16
'일자리 없어' 고교 동창생 10명, 도박사이트 운영…2명 구속

(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일자리가 없던 20대 고교 동창생 10명이 국외에서 불법 사설 도박 사이트 운영에 가담했다가 처벌되고 부당이득금도 환수될 처지에 놓였다.

제주지방경찰청은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 등)로 목포지역 고교 동창생 이모(25)씨 등 2명을 구속하고 다른 동창생 1명을 불구속했다고 31일 밝혔다.

이씨 등 3명은 2015년 8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베트남에 가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다.

이들은 지난해 11월부터 경찰의 검거가 시작되자 태국으로 달아났다가 지난 23일 붙잡혔다. 이씨 등 2명은 도주 우려가 있어 구속하고 나머지 1명은 가담 정도가 크지 않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베트남 현지서 사설 스포츠 토토 사이트를 운영하던 고교 동창생 김모(25·불구속)씨의 삼촌(42·구속)을 통해 불법 도박 운영에 가담하게 됐다.

사이트만 관리하면 한 달에 700만원까지 큰돈을 쉽게 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친구들끼리 입소문이 나면서 같은 고교 동창생 6명도 순차적으로 베트남 현지로 가 불법 사이트 운영에 가담했다. 이들 6명은 지난해 붙잡혀 모두 불구속됐다.

경찰에 따르면 불법 스포츠 토토 사이트는 대포 통장 80∼100개에 불특정 회원 3천여명이 300억원가량의 판돈을 입금, 축구나 농구, 야구 등 국내외 운동 경기의 결과를 예측해 결과에 따라 배당금을 받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경찰 관계자는 "취업이 어려운 사회 초년생들이 안타까운 사정을 이용해 쉽게 돈을 벌 수 있다고 유혹, 친구들이 순차적으로 범죄에 가담했다"며 "이들이 그간 불법으로 일하면서 벌었던 돈은 부당이득에 해당해 모두 환수 조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ko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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