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인터뷰·박사모 회원 투신…탄핵 찬반집회 거세지나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 설 연휴를 맞아 한 주 쉰 촛불집회와 탄핵 반대 집회가 주말에 다시 거세질 모양새다. 탄핵 찬반 단체의 결집을 일으킬 수 있는 사건이 연이어 벌어진 탓이다.
연휴 직전 공개된 박근혜 대통령의 인터넷 매체 인터뷰는 탄핵을 요구하는 시민들을 분노하게 만드는 등 여론 악화를 야기한 것으로 평가된다.
'최순실 게이트' 등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을 별다른 근거도 제시하지 않고 부정하는 등 일방적인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박 대통령이 "그동안 죽 진행 과정을 추적해 보면 뭔가 오래전부터 기획된 것이 아닌가 하는 그런 느낌도 지울 수가 없다"며 자신이 '조작극'의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모습도 탄핵을 요구하는 시민의 반발을 샀다.
대통령의 일반적 언론 인터뷰 절차를 따르지 않고 특정 정치성향을 내세운 매체와 1대 1로 만나 인터뷰한 형식도 구설에 올랐다.
박 대통령 변호인단은 언론에 "가장 공정하게 보도할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에 해당 매체를 골랐다고 말했지만, 시민들은 자신에게 우호적인 매체를 고른 것이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앞서 박 대통령의 1∼3차 담화 역시 여론 악화를 불러와 촛불집회 참가자가 급격히 불어난 전례가 있다.
새해 들어 주최 측 추산 기준 60만·10만·32만명으로 지난해 말보다 다소 줄어든 촛불집회 참가자가 설 연휴 이후 더 늘어날지 주목된다.
반면 박사모 회원으로 알려진 조모(61)씨의 투신 사건도 탄핵 반대단체의 결집을 야기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는 조씨를 '애국열사'로 기리려 하고 있다. 21일부터 서울광장에 설치한 농성 텐트촌 옆에 조씨의 분향소도 차렸다.
연평해전·천안함 용사들과 함께 조씨의 위패를 함께 모시고 '애국시민'들의 분향 등을 통해 탄핵반대 세를 모으겠다는 태세다.
서울시가 농성 텐트와 분향소를 철거하겠다고 행정대집행을 예고해 마찰이 우려된다는 점도 주말 집회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충돌이나 마찰이 빚어지는 상황 자체가 세 결집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박사모는 이미 인터넷 카페에 2월4일 오후 2시 탄기국 주최의 '제11차 탄핵기각을 위한 태극기 집회'를 예고하고 전국 각지의 전세버스 이용방법 등을 공지했다.
정광용 박사모 회장(탄기국 대변인)은 "어떤 방법으로든 무슨 수를 쓰더라도 오라"며 "서울의 중심이 미어터지도록 모여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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