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英, '러 자금세탁' 도이체방크에 벌금 7천350억원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미국과 영국의 금융감독당국이 러시아의 자금세탁을 방조한 혐의로 독일 최대은행 도이체방크에 벌금 6억3천만 달러(약 7천350억원)를 부과했다고 AFP통신과 영국 BBC방송이 보도했다.
미국 뉴욕주 금융서비스국(DFS)은 영국 금융감독청(FCA)과 합동으로 도이체방크의 자금세탁 의혹을 조사한 결과를 3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두 기관은 자금세탁과 관련한 도이체방크 내부 보호장치의 광범위한 취약성을 확인했다며 DFS는 4억2천500만 달러(4천950억원), FCA는 2억4백만 달러(2천400억원)의 벌금을 각각 부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도이체방크는 지난 2011∼2015년 러시아 고객들이 은행의 모스크바와 런던, 뉴욕 지점을 통해 100억 달러(약 11조6천5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해외로 빼돌리는 것을 방관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이들은 모스크바에서 루블화로 주식을 산 직후에 같은 주식을 런던에서 되팔아 달러화를 챙기는 '미러 트레이딩' 방식으로 자금세탁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DFS는 도이체방크가 이러한 돈세탁 계획을 감지하고 막을 기회가 있었지만 결국 실패했다고 전했다.
이에 도이체방크는 양국 기관들과 협력해 벌금을 부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도이체방크는 2005∼2008년 미국에서 주택저당증권(MBS)을 부실 판매한 혐의로 수년간 조사를 받았고, 작년 미국 법무부와 과징금과 소비자 구제안으로 총 72억 달러(약 8조4천억 원)를 지급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viv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