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렘린 "트럼프 反이민 행정명령은 美 국내문제"…비판 자제
"푸틴-트럼프, 7월 독일 G20 정상회의 이전에 만날 수도"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서명한 '반(反) 이민' 행정명령이 국제 사회에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는 미국 국내 문제라며 비판을 자제했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크렘린궁 대변인 격인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통령 공보비서(공보수석)는 30일(현지시간) 논란을 빚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행정명령에 대한 기자들의 논평을 요청받고 "이는 우리 일이 아니며 미국 국내 문제다"고 답했다.
이는 대다수 주요 유럽 국가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비판하고 나선 것과 대조적인 모습으로 막 움트기 시작한 트럼프 행정부와의 유화적 분위기를 해치지 않으려는 노력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취임 일주일만인 지난 27일 이라크, 시리아, 이란, 수단, 소말리아, 리비아, 예멘 등 이슬람권 7개국 국민의 미국 비자 발급과 입국을 최소 90일간 금지하고, 난민 입국 프로그램을 120일 동안 중단하도록 한 반이민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로 인해 이들 국가 출신의 승객 수백 명이 미국 공항에 억류되고 외국 공항에서는 항공기 탑승이 취소되는 등 극심한 혼란이 빚어졌다.
이 같은 사태와 관련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세계 질서를 뒤흔드는 트럼프의 정책에 유럽이 대항하자는 메시지를 던졌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테러에 맞서 아무리 단호하게 싸운다고 할지라도 특정 지역 출신과 특정 신념을 지닌 이들 모두에게 혐의를 두는 것은 옳지 않다고 확신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페스코프는 이날 푸틴과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7월 독일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이전에 회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앞서 푸틴과 트럼프 대통령이 전화통화에서 개인적 회동에 대해 검토하도록 참모들에게 지시하기로 한 합의가 독일 G20 이전에 만날 수 있음을 의미하는가'란 질문에 "거의 확실히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또 두 정상의 지난 28일 전화통화가 "국제·지역적 안보와 관련한 일련의 문제 논의뿐 아니라 테러리즘과의 전쟁 분야 협력 문제에서의 주안점 설정이란 측면에서도 훌륭했고 건설적이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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