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 특검추천 편향성 '불쑥' 제기…'정유라=정치범' 노림수?

입력 2017-01-30 21:36
변호인, 특검추천 편향성 '불쑥' 제기…'정유라=정치범' 노림수?

정유라 "특검 통해 전 남편이 아이 데려가겠다고 해서 압박감"

(올보르<덴마크>=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올보르 지방법원에서 30일 열린 정유라 씨 구금 재연장 심리에서 정 씨 변호인이 한국 특검 추천과정의 편향성을 '불쑥' 제기해 눈길을 끌었다.



일각에선 정유라 씨 송환 문제가 단순한 범죄 용의자를 인도하느냐, 마느냐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에서 정치적 논란이 되는 중대한 사안임을 강조, 정 씨가 정쟁의 희생양이거나 '정유라=정치범'으로 부각하려는 노림수가 아니겠느냐는 분석을 낳고 있다.

정 씨 변호인인 페테 마틴 블링켄베르 변호사는 이날 심리에서 정 씨를 직접 심문하면서 특검이 정 씨에게 제기한 대학 부정입학 및 학점 특혜 의혹과, 삼성의 정 씨에 대한 제3자 뇌물 혐의가 정 씨와는 무관하다는 점을 강변했다.

특히 변호인은 지난 2015년 8월 삼성과 K 스포츠 간 승마지원 계약서에 정 씨나 최순실 씨가 사인하지 않은 사실을 집중적으로 내세웠다.

정 씨도 "모든 결정은 어머니가 다 했다", "나는 모른다"라며 지난번 심리에서처럼 혐의를 부인하거나 모르쇠 답변으로 일관했다.



그러던 중 변호인은 불쑥 정 씨에게 "한국의 특검을 누가 선정했느냐"며 질문을 던졌다.

취재진을 비롯해 심리를 지켜보던 방청객들은 '생뚱맞은 질문'이라는 느낌을 떨칠 수가 없었다.

이에 정 씨는 "박근혜 대통령이 선택했지만 추천은 '국민의당'이 했다"고 마치 준비한듯 정확한 내용을 답변했다.

변호인은 "한국에서는 특정정당이 특검을 추천하느냐"고 되물으며 '특정정당'을 강조, 정치적 편파성에 방점을 찍었고, 정 씨는 "나도 이번에 그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뿐만 아니라 변호인은 "만일 박 대통령이 퇴진하면 '국민의당'이 정권을 이어받느냐"고 질문했고, 정 씨는 "지지율은 높아질 것"이라고 답변했다.

변호인이 다시 "정권을 물려받는 것에 대한 지지를 더 받는다는 거냐"고 재차 질문하자 정씨는 "그렇다"라고 밝혔다.

변호인의 논리대로라면 특정정당의 추천을 받아 정치적 편파성을 가진 한국 특검이 아무런 혐의가 없는 정 씨에게 죄를 덮어씌우고 있다는 추론으로 이어졌다.

정 씨 변호인이 이처럼 특검 추천문제를 거론한 것은 정 씨 송환 문제가 정치적 사안임을 부각하려는 의도가 아니겠느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덴마크법에 따르면 정치적 탄압이 예상되는 정치범에 대해선 송환을 거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는 것.

정 씨는 아이 문제를 거론했다.

정 씨는 최근 주덴마크 한국대사로부터 특검을 통해 전 남편이자 아이 아빠인 신 모 씨가 아이에 대한 긴급구난요청을 해서 아이를 데려가겠다고 했다는 말을 듣고는 한국 송환에 대한 압박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변호인이 정 씨에게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면 한국에서 아이를 데려가겠다는 얘기로 이해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변했다.

이는 자신의 송환 문제에 20개월된 어린 아들 문제가 걸려 있음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라는 해석을 낳고 있다.

정 씨 변호인은 "아이는 덴마크의 복지시설에서 보호하고 있고, 정 씨는 한국으로 돌아가는 상환은 있을 수 없다"며 정씨 송환의 부당성을 역설했다.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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