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당한 브라질 호세프 "룰라 대선 출마 막으면 제2의 쿠데타"
좌파 노동자당, 4월 전당대회서 룰라 대선후보 추대 움직임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의회 탄핵으로 물러난 브라질 좌파 노동자당(PT)의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이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의 대선 출마 움직임에 힘을 실었다.
29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호세프 전 대통령은 지난 27일 이탈리아 남부 살렌토 대학에서 열린 세미나에 참석, 룰라 전 대통령이 노동자당 후보로 차기 대선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이루어진 의회 탄핵을 '의회 쿠데타'로 규정한 호세프는 "룰라의 차기 대선 출마를 막거나 대선을 연기하려는 시도가 이뤄지면 이는 '제2의 쿠데타'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호세프는 룰라가 부패 스캔들에 연루돼 5차례 기소된 사실을 들어 "룰라를 대선에 출마하지 못하게 하려는 시도가 이뤄질 위험이 있다"면서 "브라질의 민주주의를 믿으며 브라질 국민은 '제2의 쿠데타' 시도를 용납하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호세프는 지난해 8월 31일 탄핵으로 쫓겨났으며, 다음 날 미셰우 테메르 부통령이 대통령직을 넘겨받아 우파 성향의 정부를 출범시켰다.
한편, 노동자당은 오는 4월 7∼9일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룰라를 차기 대선 후보로 추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룰라 자신은 아직 대선 출마 의사를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았으나 이미 대선주자로서 행보를 시작했다.
룰라는 최근 북동부 사우바도르 시와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행사에 잇달아 참석, 차기 대선에 노동자당 후보로 출마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 19일 노동자당 당원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는 2018년 10월로 예정된 대선을 앞당겨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하기도 했다.
룰라는 차기 대선 출마 가능성이 있는 인사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자신을 둘러싸고 제기된 부패 스캔들은 대선 출마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앞서 연방검찰은 부패와 돈세탁 등 혐의로 룰라를 5차례 기소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재판이 열릴 예정이다.
재판에서 부패 혐의가 인정돼 룰라에게 실형이 선고되면 대선에 출마하지 못하는 상황이 조성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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