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에 빈집 노렸다가'…집주인에 '제압당한' 30대 절도범(종합)

입력 2017-01-29 13:52
'설에 빈집 노렸다가'…집주인에 '제압당한' 30대 절도범(종합)

안방서 500만원 상당 귀금속 절도…도주하려다 집주인 인기척에 '화들짝'

(익산=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설 명절에 빈집을 턴 30대 절도범이 귀가한 남성 2명에게 제압당했다.



변변한 직업이 없어 공사장을 전전하던 송모(39) 씨는 생활비를 걱정하던 차에 절도를 계획했다.

설에는 친지를 찾아뵙고 그간 못 나눈 대화를 주고받느라 대부분 사람이 집을 비운다는 점을 노렸다.

설 당일인 28일 오후 7시 35분께 그는 전북 익산시 신동의 한 주택가를 찾았다.

동네를 배회하던 중 불이 꺼진 주택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송 씨가 해당 주택의 초인종을 수차례 눌러도 인기척이 없었다.

송 씨는 키 높이 정도밖에 되지 않는 주택의 담장을 넘었다. 마침 현관문도 잠겨있지 않아 손쉽게 집 안으로 들어섰다.

집 안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던 그는 안방 서랍에서 반짝이는 귀금속을 발견했다.

송 씨는 500만원에 달하는 돌 반지, 목걸이, 팔찌 등 귀금속 17점을 서둘러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설에 빈집을 노린 그의 범행은 성공적으로 끝나는 듯했다.

'볼일'을 마치고 집을 나가려는 찰나 현관문이 열리면서 집주인인 남성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간담이 서늘해진 송 씨는 다시 안방으로 들어와 방구석에 있던 유아용 텐트에 몸을 숨겼다.

안방 출입문이 열려 있는 것을 수상하게 여긴 이모(34) 씨 등 2명은 방으로 들어와 불을 켰다.

집은 그야말로 난장판이었다. 모든 수납장 서랍이 다 열려 있었고, 낯선 사람의 발자국도 눈에 띄었다.

방 안을 구석구석 살피다 이 씨 등은 몸을 웅크리고 텐트에 숨어 있던 송 씨를 발견했다.

"도둑이야."

화들짝 놀란 이 씨 등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달려들어 송 씨를 제압했다.

다행히 제압 과정에서 송 씨는 별다른 저항을 하지 않았고, 이 씨 등은 그의 팔을 뒤로 꺾어 경찰에 신고했다.

송 씨는 출동한 경찰에게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경찰은 송 씨 주머니에 가득 차 있던 귀금속도 모두 압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흉기라도 들고 있었으면 위험한 상황이 벌어질 뻔했는데 다행히 흉기는 없었다"며 "용기 있게 절도범을 잡아 경찰에 인계한 남성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익산경찰서는 29일 야간주거침입절도 혐의로 송 씨를 불구속 입건하고, 여죄를 수사하고 있다.

d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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