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 송환 결정 지연…덴마크 검찰, 속도전 대신 정밀타격?

입력 2017-01-28 01:06
수정 2017-01-28 10:05
정유라 송환 결정 지연…덴마크 검찰, 속도전 대신 정밀타격?

'조기결론' 대신 추가자료 요구…송환 거부 소송전 대비 포석

30일 구금재연장 심리가 고비…검찰·변호인 공방 치열할 듯

(올보르<덴마크>=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덴마크에서 체포돼 구금돼 있는 정유라씨 송환 여부 결정이 당초 예상했던 이달 말보다 수 주일(some weeks) 더 늦어지게 됐다.

덴마크 검찰이 27일 오후(현지시간) 한국 측에 정 씨에 대한 추가 자료를 요구하며 송환 여부 결정을 미뤘기 때문이다.



덴마크 검찰은 지난 6일 한국 특검으로부터 정 씨 범죄인 인도(송환) 청구서를 공식으로 접수한 뒤 정 씨가 덴마크법에서 규정한 송환대상에 해당하는지에 대해 면밀히 검토해왔고, 올보르 경찰을 통해 정 씨를 대면조사 하기도 했다.

덴마크 검찰은 그동안 몇 차례에 걸쳐 오는 30일 이전에 송환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정 씨 송환 문제에 대해 속도전으로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하지만 정 씨가 한국에 돌아가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며 송환 결정이 나더라도 이에 불응, 법적 다툼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자 검찰도 소송전에 대비해 '정밀타격전'으로 전술을 바꾼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검찰의 전술변화는 정 씨가 덴마크 최고의 변호사들로 자신의 변호인단을 구성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정 씨는 검찰 출신으로 경제범죄 및 돈세탁 전문가인 페테 마틴 블링켄베르 변호사에게 자신의 사건을 맡긴 것은 물론 덴마크 대형 로펌의 에이스급 변호사인 얀 슈나이더 변호사로부터도 법률 자문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덴마크 검찰로선 정 씨 송환을 결정했을 경우 소송전에서 정 씨 변호인단의 '방패'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강력한 창'을 마련하기 위해 한국 측에 추가 자료를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 측에 추가 자료를 요구한 것은 일단 덴마크 검찰이 정 씨를 그냥 풀어주지는 않겠다는 의지, 즉 정 씨를 송환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덴마크 검찰이 얼마나 서둘러 정씨 송환을 최종적으로 결정할 지 여부는 한국 특검이 얼마나 신속하고 철저하게 덴마크 검찰이 요구한 자료를 준비하느냐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 씨 사건을 담당한 모하마드 아산 덴마크 검찰청 차장검사는 "한국 측으로부터 추가 자료를 얻은 뒤 정 씨 송환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수 주(some weeks)가 걸릴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덴마크 검찰이 정 씨 송환 문제를 결정하기 위해선 당장 또하나의 장애물을 넘어야 한다.

바로 정 씨에 대한 구금재연장이다.

검찰은 정 씨 구금 시한이 오는 30일 오후 9시에 끝나는 만큼 정 씨 신병확보를 위해 구금재연장을 지방법원에 요구, 오는 30일 오전 9시에 심리가 열릴 예정이다.

정 씨 구금재연장 심리는 정 씨 송환 결정이 날 경우 이어질 소송전의 전초전 성격을 띨 것으로 관측된다.

검찰은 "송환 요구 사건의 경우 (최종결론을 내리지 못하면) 구금 연장을 요구하는 것이 스탠더드한 절차"라며 정씨 구금 재연장을 강하게 주장할 것임을 시사했다.

반면에 정 씨 변호인측은 4주간 구금기간을 연장했음에도 검찰이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은 '시간끌기 작전'이라고 공격하며, 정 씨가 20개월된 어린 아이를 둔 '엄마'임을 내세워 구금연장의 부당성을 반박할 것으로 관측돼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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