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오른팔' 배넌 "언론은 야당…입 닫고 지내라"
백악관-언론 전쟁 중 NYT 인터뷰에서 적대적 언론관 노출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오른팔' 격인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적대적인 언론관을 드러냈다.
26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배넌이 "언론은 야당이며, 이 나라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NYT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언론은) 아직도 왜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이 됐는지 이해하지 못한다"면서 "언론은 당황했고 굴욕감을 맛봤다. 당분간 입을 닫고 듣기만 하면서 지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NYT는 배넌이 트럼프로부터 가장 신뢰를 받으며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고문이며, 선거유세 기간 '국수주의자' 비전을 심는 역할을 담당했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배넌이 인터뷰를 하는 동안 '언론과의 혈투'를 예고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되풀이했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주류 언론에 관해 이야기할 때 목소리를 높였다.
배넌은 지난 미국 대선 결과를 놓고 "엘리트 미디어는 완전히 틀렸다. 100% 틀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주류 언론은 우리 선거유세 취재를 담당한 이를 아무도 해고하지 않았다"면서 "그 사람들의 트위터 게시물을 보면 클린턴 선거캠프 활동가들이나 다름없다"고 비난했다.
배넌은 자신을 영화 '스타워즈' 시리즈의 악의 화신과 같은 캐릭터 다스베이더에 빗대며, 트럼프는 노동자 계층인 호빗과 비참한 이들의 지지로 당선됐다고 말했다.
그는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에 대한 평가를 묻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 인파를 놓고 "취임식서 볼 수 있는 인파 중 가장 많은 수가 모였다"고 주장해 언론과 설전을 벌였다.
배넌은 스파이서 대변인이 언론으로부터 신뢰를 잃어 걱정되지 않느냐고 묻자 "지금 장난하느냐?"며 깔깔거렸다.
그는 "그것은 영광스런 휘장"이라며 "언론의 진실성과 지적 능력은 '0'이고 열심히 일하지도 않는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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