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외교 "미국, 아시아 지도력 축소 아닌 강화할 때"

입력 2017-01-27 11:42
호주 외교 "미국, 아시아 지도력 축소 아닌 강화할 때"

"다른 나라들이 아시아를 통제할 것" 경고…트럼프 "미, 아무 데도 안 간다"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줄리 비숍 호주 외교부 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아시아에 대한 지도력을 축소할 게 아니라 오히려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숍 장관은 27일(미국시간) 미국 방문 중 행사 참석을 앞두고 미리 배포한 연설문을 통해 아시아 국가들이 남중국해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미국의 지도력 강화를 원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호주 언론들이 전했다.

비숍 장관은 "지금은 미국이 아시아의 평화를 지원하기 위해, 또 미국이 장기적인 안목에서 결정한 투자의 기회를 살리기 위해 아시아 개입을 확대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없어서는 안 될 강대국이라고 강조하고 트럼프 정부 아래에서 미국이 고립주의로 빠져든다면 다른 국가들이 아시아를 통제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과 호주가 생각이 비슷한 파트너라고 강조하고 올해 필리핀에서 열릴 동아시아정상회의에 트럼프 대통령의 참석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 비숍 장관은 "호주는 중국의 부상을 환영한다"며 중국에 법질서와 국제법을 존중하는 지도력을 발휘해 주도록 요청했다.

남중국해 긴장과 관련, 얼마 전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 내정자는 중국의 인공섬 접근을 제한하거나 차단하겠다고 위협하면서 중국 언론으로부터 반발을 불렀다.

이 발언은 폴 키팅 전 호주 총리로부터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과의 전쟁에 호주를 개입시키려 위협하고 있다는 비난을 초래하기도 했다.

한편 맬컴 턴불 호주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공식회담을 위해 워싱턴을 방문해 달라는 초청을 받았다고 27일 호주 라디오 방송에 밝혔다.

턴불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강력한 존재로 남아 주기를 거듭 요청했지만, "미국은 아무 데도 가지 않을 것"이라는 답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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