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로마에서 설 체험행사…"떡국 맛 환상적"
주 이탈리아 한국문화원, 현지인 상대 설 맞이 체험행사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설 연휴를 하루 앞둔 26일 이탈리아 로마에 있는 주 이탈리아 한국문화원에서 이탈리아 현지인들을 상대로 설 체험 행사가 열렸다.
한국문화원 홈페이지와 페이스북 등을 통해 참가 신청을 한 이탈리아인 30여 명은 이날 문화원 직원들의 도움으로 색색의 한복을 곱게 차려 입고 설의 의미와 풍습을 배우며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이날 참가자 대부분이 중년 이상의 나이 지긋한 사람들이었던 터라 세배 시 앉고, 일어설 때 무릎 통증을 호소하기도 했으나 대부분 동양의 생소한 예법에 흥미를 보이며 제법 잘 따라 했다.
참가자들은 세배를 배운 직후에는 문화원에 마련된 온돌 사랑방에서 직접 실습을 했고, 이수명 문화원장은 이들에게 손수 붓글씨로 쓴 덕담을 나눠줬다.
남편과 함께 참가한 60대 여성 멜리사는 '사랑하세요', '건강하세요'라는 덕담이 적힌 종이를 손에 쥔 채 "가족에게 꼭 필요한 것을 오늘 다 얻은 것 같다"며 좋아했다.
미국에 사는 오래된 한국 친구가 있어 평소에도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많다는 그는 "한복은 처음 입어보는데 색깔이 환상적"이라고 감탄했다.
참가자들은 이어 투호, 제기차기, 팽이치기 등의 민속놀이를 직접 해보며 이국의 명절을 통해 동심으로 돌아갔다.
이들은 마지막 순서로 마련된 떡만둣국 시식에서 "정말 맛있다"를 연발하며 김치와 함께 한 그릇을 뚝딱 비워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50대 여성 라우라는 이탈리아의 라비올리에 해당하는 만두, 뇨키와 비슷한 떡을 고기 국물로 끓였다는 설명에 귀를 쫑긋 세우며 "환상적인 맛이다. 만드는 법을 배워 집에서 직접 해먹고 싶다"고 말했다.
이수명 문화원장은 "나이 지긋한 이탈리아 사람들이 새로운 문화에 마음을 열고 열심히 체험하는 게 인상적이었다"며 "추석에는 송편빚기 체험을 하는 등 이탈리아 사람들에게 우리 문화를 소개하는 기회를 자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주 이탈리아 한국문화원의 설 체험 행사는 27일에도 이어진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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