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황제'의 부활…페더러, 7년 만에 호주오픈 결승행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로저 페더러(17위·스위스)가 7년 만에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5천만 호주달러·약 440억원) 결승에 올랐다.
페더러는 26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대회 11일째 남자단식 4강전에서 스탄 바브링카(4위·스위스)를 3-2(7-5 6-3 1-6 4-6 6-3)로 꺾었다.
이번 승리로 페더러는 바브링카를 상대로 19승 3패의 절대 우위를 유지했다.
경기 초반은 페더러의 화려한 테크닉이 빛났다.
바브링카를 이리저리 달리게 만든 스트로크 코너워크가 일품이었고, 범실을 최소화하는 경기 운영이 돋보였다.
호주오픈서 2세트 선취 시 69연승을 기록 중이던 페더러는 바브링카로부터 먼저 2세트를 따내며 손쉽게 결승 티켓을 거머쥐는 듯했다.
하지만 3세트부터 바브링카의 반격이 시작됐다.
바브링카는 특유의 백핸드 스트로크로 페더러의 체력을 조금씩 갉아냈고, 그대로 2세트를 만회해 5세트로 승부를 끌고 갔다.
최종 세트에서 페더러는 4살 어린 바브링카와 체력 싸움을 벌인 끝에 승리했다.
3-2에서 바브링카의 서비스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승기를 잡았고, 그대로 5세트를 6-3으로 마무리했다.
페더러는 '테니스 황제'라는 별명이 무색한 2016년을 보냈다.
부상 때문에 프랑스오픈에 출전을 포기했고, 윔블던대회 이후에는 무릎 수술로 시즌을 마감했다.
대회에 출전하지 못하며 페더러의 세계 랭킹은 계속해서 떨어졌고, 지난해 11월에는 9위에서 16위로 떨어져 2002년 이후 14년 만에 10위권 밖으로 밀리기까지 했다.
순조롭게 재활을 마친 페더러는 올 초 국가대항전인 호프먼컵을 통해 코트에 복귀했고, 이번 호주오픈이 공식 경기 복귀전이었다.
1981년생 페더러는 올해 36세로 테니스 선수로는 '환갑'을 지난 나이지만, 호주오픈 맹활약으로 노익장을 과시했다.
페더러의 호주오픈 결승 진출은 2010년 이후 7년 만이며, 4대 메이저 대회 결승은 2015년 US오픈 이후 처음이다.
2014년 호주오픈과 지난해 US오픈 남자단식 우승자인 바브링카는 '천적' 페더러를 넘지 못하고 메이저 2개 대회 연속 우승에 도전할 기회를 놓쳤다.
페더러는 대회 마지막 날인 29일 남자단식 결승에서 라파엘 나달(9위·스페인)-그리고리 디미트로프(15위·불가리아)전 승자와 우승컵을 놓고 일전을 벌인다.
4b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