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L 슈퍼볼 지분 13.7%, 브래디의 7번째 도전
팀 동료 "브래디는 최고의 포인트 가드"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미국프로풋볼(NFL)을 대표하는 쿼터백 톰 브래디(40)의 탁월함을 간명하게 보여주는 수치가 있다. 바로 13.7%다.
NFL 챔피언 결정전인 슈퍼볼은 한국시간으로 다음 달 6일 미국 휴스턴의 NRG스타디움에서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와 애틀랜타 팰컨스의 맞대결로 치러진다.
뉴잉글랜드의 쿼터백인 브래디에게는 7번째 슈퍼볼이다.
51회째를 맞는 슈퍼볼에서 브래디가 출전했거나 출전을 앞둔 횟수를 비율로 따지면 무려 13.7%에 이른다.
슈퍼볼을 한 번도 뛰지 못하고 커리어를 마감하는 수많은 NFL 선수들과 비교하면 엄청난 수치다.
브래디가 주전 쿼터백으로 활약한 16년으로 한정하면 그의 슈퍼볼 지분율은 43.7%로 치솟는다. 지난 16년 동안 슈퍼볼을 지켜봤다면 절반 정도는 브래디와 함께했다는 의미가 된다.
앞서 여섯 번의 슈퍼볼에서 4번이나 우승을 차지한 브래디는 올해 슈퍼볼에서 5번째 빈스 롬바르디 트로피에 도전한다.
역대 4차례 우승한 쿼터백은 조 몬태나(1981·84·88·89년), 테리 브래드쇼(1974·75·78·79년), 그리고 브래디까지 셋 뿐이다. 이번에 우승하면 첫 5회 우승 쿼터백이 된다.
사실 브래디는 그를 정의할 만한 색깔이 없다. NFL의 전설적인 쿼터백인 존 얼웨이의 강한 어깨를 타고나지도, 조 몬태나의 정확성을 갖추지도 않았다.
페이튼 매닝처럼 상황에 맞게 즉흥적으로 전술을 바꾸는 능력도, 애런 로저스처럼 강력한 신체조건을 자랑하지도 않는다.
브래디는 2000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6라운드, 전체 199순위로 뉴잉글랜드에 입단할 정도로 주목받지 못한 선수였다.
하지만 브래디는 '캐치볼 중독자'라는 말이 붙을 정도로 끊임없는 반복 훈련을 통해 어려운 패스조차 쉽게 보일 정도의 루틴을 만들어냈고, NFL에서 누구보다 큰 성공을 이뤄냈다.
더 주목할만한 것은 브래디가 그의 패스를 받아내는 선수의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상관없이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한다는 점이다.
크리스 호건, 웨스 웰커, 마텔리우스 베넷, 크리스티안 파우리아, 다니엘 그레이엄 등 무명에 가까운 리시버들이 뉴잉글랜드에서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건 우연의 일치라고 보기는 어렵다.
와이드 리시버 호건은 앞서 뉴잉글랜드의 36-17 대승으로 끝난 피츠버그 스틸러스와 아메리칸풋볼콘퍼런스(AFC) 챔피언십에서 브래디의 패스를 받아 터치다운을 2차례 찍었는데, 이는 프로 데뷔 이후 처음이었다.
베넷은 최근 USA투데이와 인터뷰에서 브래디를 미국프로농구(NBA)의 가드 존 스탁턴, 크리스 폴에 비유했다.
그는 "농구를 보면 팀이 가진 전력 이상의 힘을 발휘하게 하는 포인트 가드가 있지 않으냐"며 "브래디는 최고의 포인트 가드 중의 한 명"이라고 잘라 말했다.
브래디는 2015년 1월 NFL을 강타한 '바람 빠진 공' 추문(디플레이트 게이트) 여파로 올 시즌 첫 4경기에 뛸 수 없었다. 게다가 전력의 핵인 타이트 엔드 랍 그론코우스키가 부상으로 이탈한 시즌이었다. 그럼에도 브래디는 올 시즌을 터치다운 패스 28개와 인터셉션 2개로 마쳤다.
통상적으로 터치다운 패스/인터셉션 비율이 5 이상만 돼도 뛰어난 쿼터백으로 분류되는데, 브래디는 그 비율이 NFL 역대 최고인 14에 이른다.
더 중요한 것은 브래디가 그의 7번째 슈퍼볼을 앞두고 있다는 점이다. 그를 좋아하건, 싫어하건 상관없이 브래디가 이룬 성취만은 부인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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