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에도 대청호 살얼음판…'겨울 손맛' 빙어낚시 위험천만(종합)

입력 2017-01-27 12:22
한파에도 대청호 살얼음판…'겨울 손맛' 빙어낚시 위험천만(종합)

가장자리 얼음두께 고작 8㎝…20㎝ 돼야 안전

옥천군 설 연휴 공무원 16명으로 순찰조 운영

(옥천=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충북 옥천군 동이면 안터마을 앞 대청호는 중부권 최대 빙어 낚시터다. 수심이 깊지 않으면서 빙어의 입질도 잦아 겨울마다 얼음판에 구멍을 내 손맛을 즐기려는 시민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마을 주민들도 12월 말부터 이듬해 2월까지 한 달가량 빙어낚시와 썰매 등을 즐길 수 있는 축제를 연다. 많게는 한해 10만명이 축제장을 다녀가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는 포근한 날씨 속에 호수 결빙이 늦었다. 지난주부터 몰아친 강추위로 얼음은 얼었지만, 안전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축제도 이미 취소된 상태다.

지난 26일 옥천군이 측정한 호수 가장자리의 얼음 두께는 8㎝에 불과했다. 중심부로 갈수록 얼음이 얇아지는 점을 고려하면 사람 몸무게를 버티기 힘들다는 게 전문가 진단이다.

군은 설 연휴기간 빙어 낚시꾼이 몰릴 것을 걱정하고 있다.

호수 주변에 위험을 알리는 현수막을 내걸고 사람 접근을 차단하는 안전띠도 설치했지만, 이 마저도 무시하는 극성 낚시꾼들이 있을 수 있어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다.

군은 공무원 16명으로 비상 근무조를 편성, 설 연휴 기간 매일 순찰에 나설 계획이다.

또 낚시꾼이 접근하면 재난방송시스템을 활용해 비상 사이렌을 울리고, 안내방송도 할 예정이다.

이진희 옥천군 안전총괄과장은 "안전하게 낚시하려면 두께가 적어도 20㎝는 돼야 하는데, 지금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라며 "가장자리는 두터워 보이지만 강도가 약해 많은 사람이 몰리면 깨지거나 내려앉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4년 전 이곳에서는 트랙터를 몰고 빙판 위 눈을 치우던 주민이 얼음이 깨지면서 물에 빠져 숨졌다.

bgi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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