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호 빙어낚시 '위험천만'…한파에도 얼음두께 고작 8㎝

입력 2017-01-27 05:00
대청호 빙어낚시 '위험천만'…한파에도 얼음두께 고작 8㎝

20㎝ 돼야 안전…옥천군 설 연휴 공무원 16명으로 순찰조 편성

(옥천=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충북 옥천군 동이면 안터마을 앞 대청호는 중부권 최대 빙어 낚시터다. 수심이 깊지 않으면서 빙어의 입질도 잦아 겨울마다 얼음판에 구멍을 내 손맛을 즐기려는 시민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마을 주민들도 12월 말부터 이듬해 2월까지 한 달가량 빙어낚시와 썰매 등을 즐길 수 있는 축제를 연다. 많게는 한해 10만명이 축제장을 다녀가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는 포근한 날씨 속에 호수 결빙이 늦었다. 지난주부터 몰아친 강추위로 얼음은 얼었지만, 안전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축제도 이미 취소된 상태다.

지난 26일 옥천군이 측정한 호수 가장자리의 얼음 두께는 8㎝에 불과했다. 중심부로 갈수록 얼음이 얇아지는 점을 고려하면 사람 몸무게를 버티기 힘들다는 게 전문가 진단이다.

군은 설 연휴기간 빙어 낚시꾼이 몰릴 것을 걱정하고 있다.

호수 주변에 위험을 알리는 현수막을 내걸고 사람 접근을 막는 안전띠도 설치했지만,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다.

군은 공무원 16명으로 비상 근무조를 편성, 매일 순찰에 나설 계획이다.

또 낚시꾼이 접근할 경우 재난방송시스템을 활용해 비상 사이렌을 울리고, 안내방송도 할 예정이다.

이진희 옥천군 안전총괄과장은 "안전하게 낚시하려면 두께가 적어도 20㎝는 돼야 하는데, 지금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라며 "가장자리는 두터워 보이더라도 강도가 약해 많은 사람이 몰릴 경우 깨지거나 내려앉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4년 전 이곳에서는 트랙터를 몰고 빙판 위 눈을 치우던 주민이 얼음이 깨지면서 물에 빠져 숨졌다.

bgi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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