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소병 5개월 아들 치료할 수만 있다면"…애타는 父情
직장도 접고 '가성장폐색' 아들 돌보는 30대父…어린이재단 긴급지원
(수원=연합뉴스) 강영훈 기자 = 다니던 직장마저 관두고 희소병인 '가성장폐색' 진단을 받은 생후 5개월 아들을 간호하는 30대 남성의 사연이알려지면서 어린이재단이 긴급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수도권에 거주하는 A(39)씨는 지난해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9월 13일, 하늘이 내린 선물인 아들을 얻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아이는 태변을 보지 못하고 토를 하는 등 이상증세를 보였다.
태아 36∼37주께 소장이 부은 것으로 보인다는 의사 소견이 있었으나 빈번한 사례라기에 별다른 걱정은 하지 않던 A씨였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A씨는 다음 날 아이를 데리고 급히 병원을 옮겼다.
그 병원에서 아이는 태어난 지 하루 만에 장 세척 등을 위한 개복 수술을 받아야 했다.
보름이 지나도록 증세는 호전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더 큰 병원으로 두 차례나 더 옮겨가며 각종 수술을 하고 정밀 진단을 한 결과 아이에게 내려진 진단은 희소병인 '가성장폐색'이었다.
아이는 장운동이 거의 없어 정상적인 섭식과 배변이 불가능한 상태다.
이 때문에 아이는 관을 통해 수액을 공급받고, 장루, 즉 인공항문을 통해 신체 다른 부위로 배변하고 있다.
사랑하는 아내와 딸(5)을 둔 평범하고 단란한 가정의 가장이었던 A씨의 삶은 산산이 무너져 내렸다.
생후 100여 일 동안 세 차례의 개복 수술을 받고, 심정지까지 오는 고통을 겪는 아이를 본 A씨 아내는 산후우울증에 시달리다 최근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결국, 홀로 남은 A씨는 직장을 관뒀다. 지금은 병원에서 지내면서 24시간 내내 아이를 간병하고 있다.
병원에 있는 간병업체 4곳에 전부 문의해봤지만, 돌도 지나지 않은 신생아를 맡아 간호할 수는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A씨는 다음 달 초순께 본가가 있는 영남 지역으로 병원을 다시 옮길 예정이다. 앞서 딸은 본가로 보내 양육을 부탁해뒀다.
A씨는 "아들이 회복하기까지는 10년이 걸릴지 20년이 걸릴지 모른다. 정말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하다"며 "아내가 세상을 떠난 사실은 아직도 꿈만 같다. 너무나 힘들다"고 울먹였다.
이어 "장 운동이 없다보니 아들은 최근 괴사성 장염까지 앓게 됐다"며 "2∼3시간에 한 번씩 먹이던 특수분유도 최근에는 먹이지 못할 정도로힘든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그 사이 A씨에게 청구된 병원 비용은 2천여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경기지역본부는 한 사회복지관을 통해 A씨의 사연을 전해 듣고 긴급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어린이재단 관계자는 "우선 기업 후원을 통해 A씨에게 긴급지원금을 전달할 예정이다"라며 "추후 기업과 경기도민 모금을 통한 추가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후원은 기업은행 계좌 035-100411-04-331(예금주: 어린이재단)로, 문의는 나눔사업팀(☎ 031-234-2352)으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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