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농장' PD "16년 호흡 신동엽, 동물과 교감하는 사람"
오늘 800회 특집…"'반려동물'이란 말이 자연스러워진 게 큰 보람"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SBS TV 'TV 동물농장'이 29일로 800회를 맞았다. 2001년 5월 6일 첫 방송 후 만 16년을 꼬박 달려온 것이다.
SBS의 장수 프로그램이자 '동물 전문 방송'으로 우뚝 선 'TV 동물농장'의 대기록은 한순간도 자리를 빼놓지 않고 지킨 이경홍 PD와 신동엽 등 명품 MC들이 있어 가능했다.
이경홍 PD는 연합뉴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오랫동안 사랑해주신 시청자께 감사하다"며 "설 연휴에 800회 특집을 하게 돼서 감회가 새롭고 각별하다"고 전했다.
이 PD는 'TV 동물농장'을 하면서 가장 보람된 일로 '반려동물'이란 말이 보편화한 점을 꼽았다. 비교적 최근까지만 해도 '반려동물'이란 말은 어색했고, '애완동물'이란 말이 널리 쓰였던 게 사실이다.
이 PD는 "저희가 '반려동물'이란 개념과 메시지를 지속해서 전해왔다"며 "처음엔 그 말이 생소했지만, 시청자들이 관심을 두면서 자연스럽게 자리 잡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물 학대에 대해서도 계속 얘기한 덕분에 동물보호법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며 "반려동물은 이해하고 교감하는 부분이 제일 중요하다. 앞으로도 그런 부분에 주력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이 PD는 또 앞으로는 반려동물뿐만 아니라 자연에 있는 동물들이 이동하고 출산하는 과정에 대한 관찰기를 카메라에 많이 담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올바른 환경과 생태가 어떻게 갖춰져야 하는지 조명하려면 끊임없는 관찰이 필요하다"며 "동물에 대해 더 전문적이고 깊이 있는 방송을 하기 위해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PD는 MC 신동엽에 대한 큰 신뢰를 드러냈다.
그는 "신동엽씨를 비롯해 MC들은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춰왔기 때문에 가족 같은 존재"라며 "녹화장에서 눈빛만 봐도 어떤 얘기를 전달할지 바로 알 수 있는 사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특히 신동엽씨는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이 크고 어떤 시선으로 동물들을 바라봐야 하는지 누구보다 잘 안다"며 "녹화 영상을 보고 피드백을 자주 하는데 동물과 교감하는 게 어떤 건지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신동엽도 'TV 동물농장'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표현했다.
그는 "'TV 동물농장'은 내가 사회에 첫발을 내딛고 사회 일원으로서 생활할 수 있도록 돌봐주신 '엄마'와 같은 존재다. '미운 우리 새끼'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마치 창업과 같은 중요한 순간에 큰 한방을 도와주신 '아빠'의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TV 동물농장'은 나를 정화해주고 인생을 살아가는 데 큰 영향을 미치는 유일무이한 프로그램"이라고 강조했다.
800회를 거치는 동안 'TV 동물농장'은 반려동물과 동물보호법 등에 대한 사회의 관심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
하지만 여전히 미비한 법 규정과 성숙하지 못한 시민의식으로 학대를 당하는 위태로운 동물들이 많다. 1천회, 2천회까지 'TV 동물농장'이 달려야 하는 이유다.
이날 아침 9시 30분부터 방송되는 800회 특집에선 '희귀동물 퍼레이드', '반려동물과의 이별', '물건에서 가족으로 - 동물권 찾기' 등의 내용이 준비됐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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