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 마령 토종닭 농장…"자연 방사 닭, AI에 끄떡없어요"

입력 2017-01-26 19:30
진안 마령 토종닭 농장…"자연 방사 닭, AI에 끄떡없어요"

해발 400m 자연계곡에 4천여마리 방사, 계란판매로 수입

(진안=연합뉴스) 이윤승 기자 = "닭은 자연에 방사해 키워야 건강합니다"



전북 진안군 마령면 덕천리에서 재래닭 농장을 운영하는 최영대(58)씨는 "닭을 밀식사육하기 보다는 산과 계곡에 풀어놓고 기르면 면역력이 증강된다"면서 "이 때문에 조류 인플루엔자(AI) 등 각종 질병에 잘 걸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해발 400m에 자리한 농장에 들어서자 각양각색의 재래닭이 계곡과 숲 속 등 곳곳에서 힘찬 날갯짓을 하며 우르르 몰려나온다.

농장 면적만도 6만여㎡. 이곳에는 재래닭 4천여 마리가 넓은 농장에 자연 방사돼 키워진다.

이 때문에 닭들은 볏이 붉고 날갯짓도 활기찼다.

이 농장은 정모(작고) 씨가 2006년부터 전국 산골을 뒤져 사라져 가는 순수혈통 재래닭 15개 무리(180마리)를 모아둔 곳이다. 그는 3년여에 걸쳐 각 무리끼리의 교배를 통해 근친을 푸는 등 토종닭 혈통 잇기에 온 정성을 쏟았다.

하지만 정씨가 2011년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뜨면서 한때 위기가 찾아왔다.



때마침 이 농장을 물려받은 사람은 공직생활을 마감한 그의 후배 최씨였다.

그는 선배의 뜻을 받들어 농장 부활에 사활을 걸었다. 농장의 이름도 '동물농장 플란다스'로 정하고 재래닭 보존 방법 연구에 매진했다.

사육방법도 완전방사로 바꾸고 일반사료는 최대한 줄이고 쌀겨, 홍삼, 복분자, 깻묵 등을 발효시켜 닭 먹이로 준다.

유통도 종전 닭을 도축해 유명백화점 등에 납품하던 것을 중단하고 '계란 판매' 위주로 구조를 바꿨다.

그랬더니 고객이 늘면서 이제는 고정회원이 200여명을 넘어섰다. 이들에게 자연에서 자란 닭의 신선한 계란을 직접 공급하고 있다. AI사태로 계란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요즘 이 농장의 계란은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계란 판매에 중점을 둔 것은 자연방사란이 고혈압, 고지혈증, 치매 등 성인병 예방에 가장 좋은 식품이라 믿기 때문이다.

신선 계란 예찬론자인 최 씨는 "재래닭 사육으로 농촌의 활력을 되찾게 하는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었으며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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