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 유영국·참모의 진심

입력 2017-01-26 13:56
[신간]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 유영국·참모의 진심

동전 하나로도 행복했던 구멍가게의 날들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 유영국 = 국립현대미술관의 유영국 탄생 100주년 회고전 '유영국, 절대와 자유'를 맞아 추상화가 유영국(1916∼2002)의 생애와 예술을 조명하는 책.

다른 화가들이 구상에서 출발해 추상으로 다가간 것과 달리 유영국은 처음부터 추상만을 파고들었던 선구자였다. 경상북도 울진의 산골에서 나고 자란 그에게 자연은 평생 예술의 모티브가 됐다.

책은 굴곡진 시대의 조류에 휩쓸리지 않고 고집스럽게 자신의 길을 걸었던 유영국의 흔적을 살핀다.

제국주의 교육을 피해 진보적 학풍의 도쿄 문화학원에서 유학한 유영국은 미술계를 휩쓴 이념 갈등 속에서 서울대 미대 전임 강사 직을 그만뒀으며, 관이 주도하는 거대 협회에 대항해 모던아트협회를 창설하기도 했다.

'아버지는 왜 추상미술을 하게 됐느냐'고 묻는 아들 유진(카이스트 명예교수)에게 "미켈란젤로 같은 그전 사람들이 데생해놓은 것을 보니 더 할 게 없어 보이더라"고 말했다는 이야기 등 소소한 일화도 실렸다.

미술문화. 박규리 지음. 222쪽. 1만8천 원.





▲ 동전 하나로도 행복했던 구멍가게의 날들 = '구멍가게 시리즈'로 이름난 이미경 화가의 삽화와 글이 담긴 책.

작가는 1997년 퇴촌 관음리의 한 구멍가게를 만난 것을 시작으로 20년간 전국 곳곳의 구멍가게를 찾아다니며 그림으로 남겼다.

구멍가게를 통해 만난 다양한 사람들과의 사연이 따스한 삽화와 함께 실렸다.

남해의봄날. 208쪽. 1만7천원.



▲ 참모의 진심, 살아남은 자의 비밀 = 당나라가 망한 뒤 송나라가 들어서기 전의 혼란기 5대 10국 시대(907∼960)에 5왕조에서 11명의 황제를 섬긴 재상 풍도(882-954)는 중국 역사상 가장 논쟁적인 인물 중 한 사람이다.

중국 역사연구자이자 심리학자인 란즈커는 음모와 배신이 횡행하고 도덕보다 무력이 우선했던 시대에 풍도가 걸었던 길을 전기 형식으로 구성했다.

풍도는 권력이나 부를 탐하지 않고 매사에 실무를 중시했으며, 백성에 대한 측은지심을 잃지 않았고, 세상을 속이지 않는 걸 원칙으로 삼았기에 자신과 가족을 지키고 오랫동안 편안함을 누렸다.

책은 '맡은 배역에 충실해야 한다' '어쩔 수 없었다 해도 양심에 떳떳해야 한다' 등 풍도의 처세 철학을 9개로 나눠 소개했다.

위즈덤하우스. 박찬철 옮김. 264쪽. 1만4천원.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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