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수난시대…中리장서 여성관광객 무차별 폭행 당해
남성 12명이 여성 관광객 2명을 술병 등으로 30분간 구타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최근 대만에서 한국인 여성들이 택시를 탔다가 성폭행을 당한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중국의 유명관광지 리장(麗江)에서 남성 괴한들이 여성 관광객 2명을 무차별 폭행한 사건이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술 취한 동네 불량배 12명이 여성 관광객 2명을 술병 등으로 30여분 동안 폭행해 얼굴 등을 크게 다치게 한 사건으로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로 퍼지면서 중국 내 비난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26일 봉황망(鳳凰網) 등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1일 오전 3시 30분께 중국인 여성 관광객 2명이 중국 윈난(雲南)성 리장의 한 고깃집에서 식사하고 있었는데 술에 취한 12명의 남성이 들어왔다.
이들 여성은 남성들이 자신들의 대화를 자꾸 따라 하자 처음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갑자기 이들 남성이 자신들에게 욕을 하길래 "술 취한 거 아니냐"고 했더니 갑자기 남성들이 다가와 술병으로 머리와 얼굴을 때리기 시작했다.
이후 남성들은 이들 여성의 머리채를 잡고 고깃집 밖으로 나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무차별적으로 폭행하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한 여성의 얼굴이 피범벅이 됐고 남성들은 재밌다는 듯이 휴대폰으로 폭행 현장을 찍기까지 했다. 여성 2명이 남성들에게 폭행을 당하는데도 주변에 제지하는 사람도 없었다.
억울함을 참지 못한 이들 여성 관광객 중의 한 명이 두 달여가 지난 24일 자신의 웨이보에 이 사건과 사진을 공개했다.
이 여성이 공개한 사진 등에는 폭행당하기 전의 예쁜 얼굴이 심하게 붓고 코가 부러져 수십 바늘을 꿰맨 자국이 담겨있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 사건을 보도하면서 중국 내 논란이 커지자 중국 공안이 급히 조사에 나서 지난 25일 용의자 6명을 체포했다고 전했다.
SCMP는 남성들이 이들 여성 관광객을 폭행할 당시 "영원히 얼굴에 상처가 남게 해주겠다"며 얼굴을 집중적으로 구타했으며 일부 남성은 "우리는 이 동네에 연줄이 있어 아무도 못 건드린다"고 말했다면서 현지 공안도 처음에는 마지못해 수사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웨이보를 통해 이 사건이 퍼지자 리장 공안국은 곧바로 특별 전담 수사팀을 발족해 6명을 잡아들여 여성 관광객들에 대한 폭행 사실을 확인했으나 여성들의 상처는 경미하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중국 네티즌은 피해 여성의 사진을 보면 결코 가벼운 상처가 아니라며 경찰 수사에 강한 불만을 터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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