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바하칼리포르니아수르, 외국 관광객에 체류세 부과 추진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로스 카보스 등 태평양 휴양도시가 많은 멕시코 바하칼리포르니아수르 주가 외국인 관광객에게 체류세를 물리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에게 체류를 이유로 세금을 부과한다면 멕시코에서는 처음이다.
25일(현지시간) 현지 일간 밀레니오에 따르면 바하칼리포르니아수르 주는 하루 이상 머무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1박당 350페소(약 1만9천 원)의 체류세를 걷을 방침이다.
카를로스 멘도사 주지사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 이후 도래할 위기에 대비하고 관광 지역이라는 명성에 걸맞은 주민들의 생활 질 개선을 위해 체류세 부과를 추진 중이다.
주 정부는 이번 조처로 연간 5억2천500만 페소(약 285억 원)의 세수 증대를 예상하고 있다.
지역 호텔업계는 그러나 주 정부가 호텔 영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을 사전 협의 없이 추진하는 데다 관광객 감소를 우려하며 반발하고 있다.
로스 카보스에 있는 70여 개 호텔을 대표하는 호텔협회의 엔리케 투르코트 회장은 "주 정부가 세수를 늘릴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을 찾아야 한다"면서 "체류세 부과는 최선의 방안이 아니다"라고 반발했다.
그는 "관광객들은 마지막 한 푼이라도 더 뜯어내려 한다고 생각할 뿐만 아니라 국내 관광객은 예외로 하는 차별행위로 인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지사가 속한 노동당은 "이 정도의 체류 세는 관광객들에게 껌값에 불과하다"면서 "관광 산업이 위축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바하 칼리포르니아 수르주는 멕시코 북서부의 반도에 자리하고 있다. 길이 2천㎞에 달하는 해안선과 연중 350일의 맑은 날씨, 다양한 기후대와 지형으로 유명하다. 대표 휴양지 로스 카보스에는 최고급 호텔이 즐비하며 천혜의 자연환경 속에 돌고래 체험, 낙타 타기, 골프, 낚시 등을 즐길 수 있다.
바하칼리포르니아수르 주를 찾는 관광객 중 70%는 미국과 캐나다인이다. 최근 한국에서도 신혼여행 장소로 주목받고 있다. 주민의 70%가 관광 산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이들 중 80%는 로스 카보스에 거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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