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 브렉시트 협상 계획 '백서' 약속으로 의회 설득 나서

입력 2017-01-25 23:22
메이, 브렉시트 협상 계획 '백서' 약속으로 의회 설득 나서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정부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협상 계획을 보다 자세히 기술한 '백서'(white paper)를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메이 총리는 25일(현지시간) 하원에서 열린 정례 '총리와의 질의·응답'에 출석, 의회에서 백서에 대한 요구가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는 대법원이 전날 유럽연합(EU) 리스본조약 50조를 발동하려면 상·하원 승인을 얻어야 한다고 판결함에 따라 오는 3월 말까지 50조를 발동하려는 메이 총리의 계획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나왔다.

정부가 오는 26일 50조 발동 승인안을 의회에 제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정안들이 쏟아져나오면서 3월 말 이전 승인안 통과가 불투명하다는 전망이다.

브렉시트 절차 개시를 규정한 조약 50조는 회원국이 유럽이사회에 탈퇴 의사를 통지하면 그로부터 2년간 장래관계를 정하는 협정을 벌이도록 규정한다.

특히 수정안 중 백서를 요구하는 수정안이 적지 않은 의원들의 지지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미 여야가 참여한 의회 브렉시트위원회가 백서를 요구했고, 여당인 보수당에서 브렉시트 반대 강경파 의원 수명도 판결 이후 이에 가세했다.

또한 제1야당인 노동당도 50조 발동을 가로막진 않겠지만, 법안 수정을 추구할 것이라며 메이 총리를 향한 압박에 나설 것임을 예고했다.

노동당과 일부 여당 의원들은 의회가 브렉시트 협상 계획을 충분히 심의하고 의회의 견해가 협상에 반영돼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애초 메이 총리가 수정을 최소화하기 위해 세줄짜리 승인안을 의회에 상정하고 목표 관철에 나설 것으로 점쳐졌으나 일단 의회 일각의 요구를 수용하면서 설득에 나선 모양새다.

메이 총리로선 여당 내 EU 잔류 강경파 의원들이 노동당의 공세에 가세할 경우 자칫 3월 중 승인안 처리가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날까지만 해도 총리실 관리들은 지난 17일 EU 단일시장과 관세동맹 이탈을 선언하면서 12가지 목표를 제시한 총리의 연설이 충분한 내용을 담고 있어 백서까지는 필요 없다는 반응이었다.

질의에 나선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백서를 내겠다는 메이의 약속을 환영한다면서도 시기에 관해선 아무런 언급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현지 언론들은 대법원 판결이 메이에게 50조 발동에 장애물을 안겼지만 여당이 하원 과반의석을 확보하고 있고, 노동당도 국민투표로 결정된 브렉시트를 거부하기는 쉽지 않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승인안이 통과될 것으로 대체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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