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서 공짜 맥주 없애자고? 좋은 의견이지만 아직은…"
벨기에의회, '공짜 맥주·공짜 와인 폐지' 제안 거부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벨기에 연방의회가 최근 의회 내에서 '공짜 맥주·공짜 와인 제공'을 폐지하자는 제안을 거부,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따라 벨기에 연방 의원들은 의사당에서 예전처럼 공짜로 맥주와 와인을 마실 수 있으며 '취중 의정활동'도 계속 허용된다.
벨기에 연방의회는 지난 1990년대부터 의회 내에서 의원들에게 맥주와 와인을 공짜로 제공해왔다.
당시 의원들이 밤샘 토론과정에 바에서 술을 마시기 위해 회의장을 빠져나가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자 의회가 이를 막기 위해 의회 내에서 맥주와 와인을 공짜로 제공하기로 했던 것.
하지만 최근 연방의회 윤리위원장이 '공짜 맥주·공짜 와인'으로 인한 의원들의 과음이 '추태 의정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토론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이를 폐지할 것을 제안, 큰 파장을 일으켰다.
앞서 작년 9월 한 의원이 의회에서 토론과정에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해 논란이 일자 의장이 윤리위원회에 조사를 지시했고, 조사 결과 당시 문제 발언을 한 의원이 취중이었던 사실이 드러났다.
벨기에 국민은 의원들의 '공짜 맥주·공짜 와인'이 알려지자 의원들이 직장인 의회에서 음주 상태에서 업무를 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판여론이 들끓었다.
일부 의원들도 '공짜 알코올 폐지' 주장에 동조했으나 의회는 각 당 지도부와의 협의를 거쳐 이 제안을 거부하기로 결정했다.
의회 측은 '공짜 알코올'로 인해 우려되는 문제들이 있지만 이는 현존하는 게 아니라 단순한 우려일 뿐이라며 현행 제도를 유지한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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