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살 아이 도시락 내던진 유치원 교사…경찰 조사(종합)
교사 "장난치다 아이들이 창밖으로 던졌다" 학부모에 거짓말
(부천=연합뉴스) 김창선 기자 = 경기도 부천의 한 유치원 교사가 알림장을 제대로 못 쓴다는 이유로 아동에게 점심을 늦게 준 일이 발생했다.
25일 이 유치원 부모들에 따르면 이달 17일 점심시간 전에 6세 반 담임교사가 A 군이 알림장을 제대로 못 쓰자 이 아이의 도시락을 교실 한쪽으로 던졌다. 이 유치원 아이들은 가정에 통지할 알림장을 점심시간 전 미리 작성해왔다.
이 때문에 다른 아이들과 교사와는 달리 A 군은 30여 분간 식사하지 못했다. 교사는 밥을 먹으면서도 자신 앞에 온 A 군을 손으로 밀치기까지 했다.
도시락을 다시 갖다 준 뒤 밥만 퍼준 이 교사는 "반찬은 네가 갖다 먹으라"며 A 군을 나무랐다. 평소엔 교사가 밥과 반찬을 함께 퍼주었다.
당일 이 교사는 A 군과 친구 B 군 부모에게 각각 전화를 걸어 "두 아이의 장난이 심하다. 장난을 치다가 A 군이 창문을 열고 밖으로 도시락을 던지기도 했다"며 지도를 부탁했다.
그러나 "우리가 도시락을 던지지 않았다. 선생님이 던졌다"는 B 군의 말을 들은 부모들이 20일 유치원을 찾아 당일의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교사의 거짓말이 들통났다.
이에 대해 유치원 측은 "교사가 도시락을 던진 게 아니라 잠시 창가에 내놓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부천아동보호전문기관과 경찰은 A 군 부모의 신고에 따라 이날 해당 유치원 교사와 유치원 원장 등을 상대로 조사에 나섰다. 해당 교사는 학부모에게 거짓말한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A 군의 어머니는 "CCTV를 보는 순간 목이 메고 눈물이 났다"며 "다른 아이들과 선생님은 식사하는데 우리 애만 혼자 덩그러니 앉아 있었다"고 했다.
경찰은 아동학대 혐의가 드러날 경우 해당 교사 등을 처벌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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