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인 월급 한푼 안주고 노동착취에 폭행까지
20년간 월급 떼먹은 평택 정미소 운영 형제 검찰 송치
(평택=연합뉴스) 류수현 기자 = 경기 평택 정미소에서 오랜 기간 40대 지적장애인의 노동을 착취한 형제가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경기 평택경찰서는 정미소 대표 A(53)씨를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동생 B(47)씨를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고 25일 밝혔다.
A씨는 2013년 12월부터 2016년 11월까지 경기도 평택시에서 정미소를 운영하며 직원인 지적장애인 2급 박모(41)씨에게 월급 약 3천만원을 주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는 어려운 집안 형편 때문에 18살에 독립해 해당 정미소에서 일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박씨에게 숙식을 제공하고 명절 때마다 그의 부모님에게 돈을 전달하긴 했지만, 정기적으로 급여는 주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박씨가 20년 동안 제대로 월급을 받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으나, 근로기준법상 임금 시효가 3년이어서 박씨가 받지 못한 월급을 최저임금 기준으로 한 달에 76만원씩 3년간 약 3천만원으로 집계했다고 전했다.
B씨는 형이 운영하는 정미소 일을 도와주며 2015년 10월부터 약 1년간 박씨의 머리를 주먹으로 때리는 등 약 60차례에 걸쳐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는 과거 B씨가 휘두른 나무젓가락에 손바닥이 찔려 병원 치료를 받은 것으로도 조사됐다.
경찰은 "B씨는 나무젓가락을 실수로 떨어뜨렸다고 주장하나 박씨는 B씨가 일부러 찔렀다고 주장한다"면서 "박씨가 신체적 학대 여부에 대한 진술을 처음엔 꺼리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피해 상황을 진술해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박씨의 사연은 한 주민이 지난해 10월 면사무소 측에 신고하면서 알려졌다.
정미소에서 일할 당시 A씨 가족 집에서 함께 지내던 박씨는 현재 장애인 공동생활가정에 머무르며 지역 근로복지관에서 일하는 중이다.
장애인 공동생활가정은 지역사회가 장애인의 자립생활을 지원하려고 만든 시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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